중앙대 명예교수·20대 국회의원
“文·민주는 ‘정책’ 실패…MB·朴 때와 달라”
“‘당대표 징계’ 왈가왈부 與, 비정상”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제20대 국회의원). /사진=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최근 장기간 국회 공전 등 민생을 외면하는 정치 상황과 관련, 여야 모두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준석 당대표 징계 문제로 시끄러운 집권 여당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당대표를 징계하니 마니 하는 상황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코로나19 후폭풍으로 서민 가계 주름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고를 책임지기보다는 당내 제 세력간 권력 투쟁에 매몰돼있다는 점을 정조준한 것이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정책 실패로 정권을 내준 민주당에는 희망이 없다”며 “아예 새 당을 만드는 정도의 개혁이 아니면 민주당은 회생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민주당 역시 환골탈태 수준의 쇄신과 개혁이 아닌, 8월 당권을 둘러싼 권력 암투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견제 등 대안 정당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셈이다.
이 교수는 26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 거대 야당 역할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잘하기 위해서라도 야당이 똑바로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데 지금 민주당으로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2011~2012년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을 지냈으며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바 있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최근 선거에서 연패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정책 실패를 꼽았다.
이 교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대미 관계나 북한을 대하는 태도, 시장 경제 중시 등 기본적인 ‘정책 골격’이 변하지 않았다”며 “박 정부와 당시 여당이 정책 때문에 선거에서 진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정부는 ‘진보 세력’이 주창한 정책 중 시도해보지 않은 것이 없는데 다 실패했다”며 “이제 민주당 측에는 내세울 수 있는 이념·정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20대 대선 막바지에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현실을 깨달았는지 부동산 등 공약을 많이 바꾼 것은 평가할 만하다”라면서도 “그것이 지금도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다 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지금 민주당에는 ‘극약 처방’밖에 없다는 것이 이 교수 진단이다.
이 교수는 “문 정부에서 실패한 정책을 다 버리면서도 국민의힘과 차별된, 사회에 더 이바지할 수 있다는 면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지금 사람들 갖고는 안 된다”며 “소속 의원 150명 정도가 정계를 은퇴하고 당원 단계부터 새로 시작하는 수준으로 과거 민주당과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 상납·증거 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 징계 국면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라며 쓴소리를 했다.
최근 이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을 보류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내달 7일 이 대표를 불러 직접 소명을 들은 뒤 심의 결과를 의결할 방침이다.
이 교수는 “의혹이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느냐 풍문에 그치는 것이느냐를 떠나 집권당 대표는 굉장히 공적이고 명예가 중요한 자리”라며 “당내에서 조심스럽고 조용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를 갖고 백가쟁명식으로 떠들고 서로를 고소·고발하는 것으로 모자라 당대표를 징계하겠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초유의 상황이다. 한국 사회에서 최소한의 품위가 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비판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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