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낙뢰 실험 결과, 높고 뾰족한 우산을 든 마네킹에게 인공 낙뢰가 떨어졌다.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낙뢰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만 12만4447회 낙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8만2651회였던 2020년보다 51% 정도 증가한 수준이고, 최근 10년 평균(11만6000회)보다 약 8% 많다. 시기별로는 6∼8월에 전체 낙뢰의 71.5%가 집중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여름 장마철을 맞아 '대국민 낙뢰 위험 예방 행동요령'을 27일 발표했다.
전기연구원은 낙뢰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경우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야외활동 중인 경우 나무, 가로등, 전봇대 등 높고 뾰족한 구조물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산, 낚싯대, 골프채 등을 머리 위로 드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전기연구원 전기환경연구센터와 고전압시험실이 과거 낙뢰가 발생하는 날을 가정한 실험결과, 지면에서 더 높게 위치하거나 우산을 머리 위로 들고 있는 마네킹에서 낙뢰가 더 많이 발생했다.
낙뢰는 뇌방전의 일종으로 뇌운에 있는 전하가 땅으로 떨어져 방전하는 현상이다. 속도는 빛의 10분의 1 정도로 빠르며, 전압은 약 1억 볼트 이상이다. 또한 낙뢰가 지나가는 곳의 온도는 태양 표면보다 4배나 뜨거운 2만7000도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낙뢰를 맞게 되면 엄청난 전기적 충격이 가해져 약 80%는 즉사하고, 20% 정도만 치료 후에 생명을 건질 수 있다.
전기연구원은 길고 뾰족해 낙뢰를 유발할 수 있는 물품을 높이 들지 말고, 접거나 눕혀 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밖에서는 가까운 건물 안으로 빨리 이동하되, 부득이하게 뇌운이 접근하는데도 이동해야 한다면 최대한 몸을 낮추고, 한쪽 발만 땅에 접촉하거나 짧은 보폭으로 달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운전 중이라면 안전한 곳에 자동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리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에 내려친 낙뢰는 부도체인 내부를 거치지 않고 순식간에 차체 외부를 거쳐 곧바로 타이어를 통해 땅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차 안이 있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 또한, 유리창 문을 닫고 외부와 연결된 금속 부분이나 라디오 등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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