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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긴축·추석수요·공공요금… 하반기에도 악재만 쌓인 '3高' [하반기 경제 비상등]

물가·환율·금리지표 악화 계속

올해 하반기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물가, 환율, 금리 모두 심상치 않은 지표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의 경우 공공요금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임금상승 압력 등 상승요인이 산적하다. 정부가 이미 6월 6%대 물가를 예고한 상황에서 추석(9월 10일) 성수품 수요가 높아지는 7∼8월에는 물가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외환·금융시장 역시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인상이 이어지고 달러가치 상승이 나타나는 현상을 우리도 피해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추석 수요, 고물가에 기름 붓나

물가상승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밀어닥치고 있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은 5일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6월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6월 또는 7∼8월에 6%대의 물가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은 계속 고공행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세계적 가뭄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물가상승 요인이다. 두바이유 현물은 지난달 30일 배럴당 113.4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1년 전의 1.56배 수준이다.

달러당 1300원을 오르내리는 원·달러 환율도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7월 물가에는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분도 반영된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문제는 오는 10월 전기·가스요금이 또 인상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미국 긴축에 외환·금융도 '먹구름'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하반기 달러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적극적인 정책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제둔화 우려 점증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등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여타국의 긴축기조 강화 등으로 추가 강세 폭은 상반기에 비해 제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산업연구원의 하반기 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원·달러 환율 평균은 1255.3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평균으로 보면 1246.5원으로, 전년 대비 9.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달러강세 여파로 대다수 신흥국 통화가치는 연초 대비 크게 하락하고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위험 등이 높아졌다는 진단을 내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신흥국 통화가치는 연초 대비 5% 이상 하락했다.

금리인상 역시 저성장 우려로 하반기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분석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5월 이후 경제활동이 빠르게 주춤해지면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가 강화된 3월 이후에는 경기침체(Recession·리세션) 발생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48개 투자은행 대상으로 1년 이내 경기침체 발생 확률을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말에는 15.0%였지만 3월 말 20.0%, 5월 말 30.0%, 6월 28일 기준으로는 33.0%까지 상승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