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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피로감 높은데 4차접종 가능할까… 정부는 한달넘게 고민 [코로나 재확산에 비상 걸린 방역]

3차 접종률도 60% 불과
BA.5 전파력 세고 백신 회피
돌파감염 차단 쉽지 않아
전문가 "서두를 필요 없다"

백신 피로감 높은데 4차접종 가능할까… 정부는 한달넘게 고민 [코로나 재확산에 비상 걸린 방역]
코로나와 폭염과 사투. 폭염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9000여명을 기록한 6일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냉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전 국민 4차 백신접종이 검토되고 있지만 당장 실행에 옮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차 접종률이 60%대에서 정체되는 등 백신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높아 4차 접종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다가 최근 재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하위변이 BA.5에 최적화된 백신이 없어 기존 백신을 접종해도 돌파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전반적으로 BA.5를 꺾을 수 있는 백신이 나오기전까지는 실효성이 높지 않아 정부의 고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정부는 4차 접종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한달 넘게 검토 중이다.

■높아진 백신접종 피로감

6일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백신접종과 코로나19 감염으로 얻어진 면역력은 길어야 4~5개월 정도다. 올해 1~3월에 백신접종과 코로나19 감염이 정점을 찍은 만큼 5~8월에는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향후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백신접종이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수차례 반복되는 백신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변수다.

국민이 접종 자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19는 위중증률이 낮아 정부가 4차 백신접종을 권고해도 국민적 호응도는 낮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3차 접종률은 7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전 국민 기준으로 2차 접종률은 87%, 3차 접종률은 65%에 머물고 있다. 4차 접종률은 60세 이상 기준 31%, 전 국민 기준으로는 8.6%에 불과하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2차 접종을 마친 상태에서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고 현재 생활에 불편이 없다"면서 "4차 접종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전 국민으로 대상이 확대돼도 백신 추가접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될 수 있다는 인식도 넘어야 할 산이다. 방역당국이 집계한 3차 접종완료자 중 돌파감염 사례는 26%가 넘는다.

■하위변이 최적화된 개량백신 부재

무엇보다 우세종 등극이 예고된 BA.5의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최적의 백신이 없다는 게 문제다.

최근 오미크론 세부 변이인 BA.5 검출률은 지난주 기준 24.1%에 이른다. 직전 주 검출률이 7.5%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주일 사이에 3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 변이는 감염전파력도 강하고 기존 백신을 회피하는 능력도 강해 현재 백신으로는 효과적 대응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BA.5의 현재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조만간 우세종에서 지배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가 4차 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추가적인 백신접종을 독려해도 새로운 개량백신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확산세를 차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의료계 전문가들도 변이에 맞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추가접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화이자·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들은 오미크론 세부 변이인 BA.4, BA.5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 중이다.
연구개발 완료 예상시기는 오는 10월이다.

정부도 사실상 신중모드이다. 이날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4차 접종에 관한 사항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며 "논의 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결정이 되면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