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서울인구심포지엄
디지털화 확대·복수주소 허용 등
서울 쏠림 줄이는 대안으로 거론
지역소멸 극복 해법은…. 파이낸셜뉴스와 서울인구포럼, 한국인구학회가 '인구 지역소멸 극복…생태학적 균형발전 모색'을 주제로 공동주최한 제5회 서울인구심포지엄이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소멸 문제 해소방안 관련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광역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일반화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소멸을 막기 위한 재정투자에 집중하는 것보다 서울,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 지원과 인프라 공급은 인구 지역소멸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 재택근무 활성화 때 효과를 봤던 디지털 활용도를 높이고, 2개의 복수주소를 허용하는 '이중주소제'도 지역소멸 속도를 완화시키고 서울 집중화를 막을 대안으로 제시됐다.
파이낸셜뉴스와 서울인구포럼, 한국인구학회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인구 지역소멸 극복…생태학적 균형발전 모색'을 주제로 제5회 서울인구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은 "국가 전체로는 2020년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지만 시군구 단위로 보면 20년 전인 2000년 이미 54%에 달하는 125개가 데드크로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구급감을 동반하는 지역소멸은 오래전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소멸위험지역이 올 3월 현재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절반인 49.6%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인구급감을 동반하는 지역소멸 악순환이 가져올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은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녹록지 않은 일자리 상황, 청년세대의 수도권 집중화 등으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리는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육과 돌봄 환경의 격차도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인구사회분야 석학들의 지역소멸 완화를 위한 정책조언도 제시됐다. 지난 2014년 '마스다 보고서'로 일본의 지방소멸론을 제기, 일본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던 마스다 히로야 일본우정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화상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과 비슷하게 서울, 수도권 집중화를 겪고 있는 한국도 독자적인 기능을 하고 매력적인 제2, 제3의 도시를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스다 사장은 "인구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초당파적으로 해법을 고민해야 하며 (일본에서 시행 중인) 이중주소제 등 도입도 권할 만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소멸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의 인구정책은 인구가 증가하던 고도성장기에 집중적으로 마련됐다"며 "다가올 미래와 기존의 제도 및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않을 수 있어 이는 국민 삶의 질 저하와 지역·세대·집단 간 격차 유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규성 팀장 임광복 김현철 홍예지 홍요은 이주미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