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김가을씨(24)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9호선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후 약 열흘간 행방이 묘연한 김가을(24)씨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일반적인 극단적 선택 상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난 6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인터뷰에서 "일단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가출했다는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일단 본거지로 다시 돌아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더군다나 119에 전화는 안 했을 것"이라며 "따라서 가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해 이 교수는 "경찰에서 발표한 바로는 범죄 피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고 가능성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일 가능성도 있고,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대해 이 교수는 "일반적인 극단적 선택의 경우 평상시에도 시도를 많이 하고 주변 사람들이 그럴만한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며 "그런데 마지막에 SNS까지 소식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에 언니와 문자를 나눈 기록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가양대교 쪽으로 걸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면 굳이 119에 전화해서 언니의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게 일반적인 자살시도자의 행동 패턴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언니와 연락을 나눈 이후 누구와 문자 등을 했는지 통신기록을 토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완전히 조사를 안 해도 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갑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을 할 마음이 들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서는 완전히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라며 "충동적으로 그런 선택을 할 여지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니와 연락을 나눈 이후 누구와 연락을 했는지 통신기록을 토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7일 가양대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언니가 집에 쓰러져 있을지 모른다'며 김 씨가 119로 신고를 하던 오후 11시 1분쯤에도 블랙박스 기록상 같은 장소에 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로부터 8분 뒤인 오후 11시 9분쯤에는 동일 지점을 통과하는 버스 블랙박스에 김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 씨 가족이 김씨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한 시각은 오후 11시 37분쯤 이었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김씨 소유의 태블릿PC에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한글 문서를 발견했다.
2쪽가량의 문서에는 "유언, 내 죽음에 누구도 슬퍼하지 않았음 해"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극단적인 선택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을 의심할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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