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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없인 못버텨" 몸짱 달력 수익 기부했던 경찰관 안타까운 근황

"진통제 없인 못버텨" 몸짱 달력 수익 기부했던 경찰관 안타까운 근황
(수원=뉴스1) = 전국 '몸짱' 경찰관들이 아동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2021년 경찰 달력 판매에 나섰다. 경찰 달력은 2018년부터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박성용 경위의 기획으로 제작이 시작됐으며 매년 판매 수익은 사랑의 열매 측에 전액 기부하여 학대 피해 아동을 돕는데 사용되고 있다. 사진은 2021년 달력 모델이 된 박성용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2020.10.14/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지난 4년간 이른바 '몸짱 경찰 달력'을 제작해 학대피해 아동 등에게 기부한 경찰관 박성용 경위(42)가 "올해는 건강상 이유로 달력 제작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경위는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죄송하다. 올해 미스터폴리스 및 경찰 달력 제작은 어려울 것 같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미스터폴리스는 박 경위가 경찰 달력 제작을 위해 경찰관 모델을 선발하는 대회로 내년 달력 모델을 뽑는 올해 대회는 당초 오는 8월 열릴 예정이었다.

박 경위는 "지난 4년간 쉼 없이 최선을 다해 달려왔는데 제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는 제작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작년 10월부터 견디기 힘들 정도의 힘든 일이 저희 가정에 닥쳐왔고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대학병원 정밀 검사 결과 '뇌동맥협착' 진단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고 고혈압·당뇨·고지혈증도 정상이었기에 뇌동맥이 좁아질 이유가 없는 저인데 죽고 싶어질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이 반복됐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도 뇌졸중 및 뇌경색 예방약을 복용하면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며 "진통제가 없으면 생활이 힘들 정도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당분간 치료를 받으며 지내려 한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미스터폴리스' 출전을 위해 노력한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표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경찰 동료분들이 이 대회를 위해 힘들게 준비해오셨을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저로서 어떻게든 대회와 달력을 제작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버렸다"며 "힘들게 근무하면서 준비해오신 경찰 동료 여러분들께 이런 소식을 전해드려 너무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다. 잠시 쉬어가는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헬스 트레이너 출신인 박 경위는 2008년 경찰로 임용된 이후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 사진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몸짱 경찰'로 유명해졌다.

박 경위는 2018년부터 전국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미스터폴리스 대회를 열었고 이를 통해 선발된 '몸짱' 경찰관들을 모델로 달력을 제작했다. 박 경위는 수익금 전액을 학대피해 아동 등에게 전달했고 지난해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7250만 원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