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민간인 동행·인사 논란 영향
이준석 징계 등 여권혼란도 악재
일각 "대선 득표율 넘기 힘들것"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취임 두달을 갓 넘긴 상황에서 50%대 지지율이 30%대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한 여론조사에선 부정평가 응답률이 60%를 넘겨, 지지율 회복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지만 대통령실이나 여권에서 꺼내들 카드는 마땅치 않다.
일각에선 임기 초반부터 무너진 지지율을 회복해도 임기 내내 대선 득표율인 48.56%를 넘어서는 것은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빨리 내려갈 줄 몰랐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1일 밝힌 7월1주 차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37%, 부정평가는 57%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밝힌 TBS 의뢰 정례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평가는 34.5%, 부정평가는 60.8%로 나타나 부정평가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7월1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37%로 나온 이후 이날 연속 발표된 조사에서 30%대 지지율 양상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5~7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으로, 리얼미터와 KSOI 조사는 각각 지난 4~8일 전국 성인 2525명 대상·지난 8~9일 전국 성인 1002명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표본오차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3.1%p·±2.0%p·±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번 세번의 여론조사로 파악된 지지율 하락 원인은 인사로 좁혀진다. 여기에 스페인 순방 민간인 동행 논란이 제기된 것도 지지율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를 놓고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중심으로 집권여당 내 권력다툼 양상까지 표출되자, 지지율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그럼에도 정치권 안팎에선 임기 초반 지지율이 급격하게 빠질 것이란 예상은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이 낮아질 것이라고는 봤지만 이렇게 빨리 낮아질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확장성 없이 전통적인 지지층이 없는 윤 대통령으로선 구조적으로 지지율 상승 기반이 없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잘해야 50%, 당장 호재 없어
대통령실이나 여권 모두 내려간 지지율을 끌어올릴 반등 소재를 찾아야 하는데 당장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여파로 경기를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고, 남북관계도 신냉전 체제로 대립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어 호재로 쓰일 재료가 적어서다.
익명의 여론조사 전문가는 "당장 레임덕을 얘기하는 것은 이른 수준이지만, 낮은 지지율은 국정 동력을 무력화 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높은 지지율이 모든 것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추가 하락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한 교수는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추문, 경기, 외교라는 변수들을 볼 때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기 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그나마 구설수를 줄이고, 다른 변수들을 잘 관리한다고 해도 대선 득표율 이상의 지지율을 얻기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은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고 하시지만 참모들이 넋 놓고 있으면 안된다"면서 "민생 등을 챙기면서 꾸준하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지율이 반등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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