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합수단 출범 대응
관련 수사 전문가 몸값 급등
'공안통', '특수통' 검사들의 줄사표 행렬에 우수 인력을 영입하기 위한 로펌들의 물밑경쟁이 한창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검찰 정기인사 직후 '블루벨트'로 불리는 2급 공인전문검사까지 잇따라 사직해 로펌 시장의 '큰 장'이 선 셈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동인은 최근 허인석(사법연수원 31기) 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를 영입했다. 허 전 차장검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대검 검사급 정기인사 단행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검사 중 한 명이다. 그는 2018년 울산지검 금융경제범죄전담부인 형사3부 부장검사,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을 거쳤다. 허 전 차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모씨의 납골당 사업 편취 의혹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화우는 최근 지식재산권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조규웅(변호사시험 1회) 전 수원지검 검사를 영입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로도 활동했던 조 전 검사는 삼성SDI 중앙연구소 에너지랩, 특허전략팀, 전략기획팀 등에 몸담으며 2차전지 및 연료전지 분야 국내외 수십여건의 특허를 보유한 지식재산권 전문가로 꼽힌다. 올해 로펌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출범에 발맞춰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율촌과 세종, 광장은 중대재해법 시행과 합수단 출범에 맞춰 관련 전문가들을 경쟁적으로 흡수중이다. 율촌은 최근 김수현(30기) 전 통영지청장, 김락현(33기) 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 검사를, 세종은 검찰 내 중대재해 전문가로 분류되는 진현일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 부장검사 영입했다. 대표적인 금융·증권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이정환 전 수원지검 안산지청장과 함께 박배희(39기) 전 남부지검 검사도 세종에 합류했다.
광장은 합수단 출신이자 금융·증권 분야 2급 블루벨트 공인전문검사인 최청호(35기) 전 창원지검 밀양지청장을 영입했다. 광장은 특수, 공정거래, 금융·증권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태평양은 최근 '공안통'으로 꼽히는 김신(27기) 전 울산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을 영입했다. 내달 초부터 태평양으로 출근하는 김 전 검사는 김 전 검사는 대검찰청 공안2과장,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검사, 대구지검 공안부장검사 등을 거친 '공안통'으로 꼽힌다. 고법부장 승진제 폐지 이후 치솟은 사직률도 로펌으로선 호재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80여명이 법복을 벗었다.
쏟아져 나오는 고급 인력 영입에 로펌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아직 거취를 정하지 않은 인사들이 남아 있는 만큼, 로펌들의 물밑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법률시장에서 수요가 있는 분야가 생기면 해당 분야 수사 전문성을 위주로 영입을 진행하게 되다보니, 로펌마다 경쟁이 치열해져 몸값이 급등한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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