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따른 경기침체 공포
1유로당 1.004弗, 올해 12% 하락
美 연준 '자이언트스텝' 단행 땐
1유로당 0.95~0.97달러 가능성
20년 만에 처음으로 유로와 미국 달러의 가치가 거의 같은 '패리티(parity)'에 접근했다. 11일(현지시간) 유로는 장중 1.004달러를 보이면서 올해 초보다 가치가 12% 떨어졌다.
CNN비즈니스는 유로의 가치가 미국 달러와 불과 1센트 미만으로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유로 가치가 이같이 하락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따른 대륙의 침체 가능성이 고조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는 가스 수송 인프라의 점검을 이유로 공급을 앞으로 열흘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독일 정부는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8.1%를 기록했다. 6월에는 8.6%까지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물가 오름세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2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 경제의 경착륙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은 지난 5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부진한 유로존 경제를 볼 때 앞으로 무역수지가 수개월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삭소은행의 외환전략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의 경제성장이 둔화 중인 가운데 미국 등 여러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로의 가치 하락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이체방크의 외환연구이사 조지 사라벨로스는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로 몰려들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유로존과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라벨로스는 미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가운데 미국과 유로존이 3·4분기에 침체에 빠질 경우 1유로가 0.95~0.97달러에 거래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미국 달러의 초강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노트는 "달러 강세는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로 지속되고 있으나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몇달 안에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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