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드니프로페트롭스크 지방에서 4일(현지시간) 농부들이 밀밭 너머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의 전투로 인한 화염이 피어 오르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침공과 흑해 봉쇄로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는 러시아가 오는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흑해 곡물 운송을 위한 4자 협상을 하기로 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표트르 일리이체프 러시아 외무부 국제기구국 국장은 12일 발표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문제 논의를 위한 러시아, 튀르키예 양국 국방부 간 협의가 내일 이스탄불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대표가 동참하고, 유엔 대표도 참관자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훌루시 아카르 튀르키예 국방장관도 이날 "튀르키예, 러시아,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표들과 유엔 대표단이 내일 이스탄불에서 협상할 것"이라고 알렸다.
전쟁 전 세계 6위의 밀 수출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곡물 수출의 95%를 흑해 해운으로 처리했다. 러시아는 침공 직후 흑해와 우크라이나 항구를 봉쇄했고 그 결과 약 2200만t의 곡물이 수출되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에 묶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먼저 흑해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부터 항구 주변의 기뢰를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동시에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인 튀르키예는 침공 이후 꾸준히 휴전 및 흑해 봉쇄 문제를 중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의 마지막 공식 회담은 지난 3월 말 이스탄불에서 열렸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위한 해상 통로를 설치하라는 유엔 계획을 따르라"고 요구했다.
러시아의 일리이체프는 이번 회담과 관련해 러시아가 곡물 운송 및 상선 운항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내세우는 조건은 무기 밀반입을 차단하기 위한 선박 감시 및 조사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측의 도발 자제"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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