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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긴 머리 소방수 김원중. /사진=뉴시스화상
롯데는 13일 한화를 2-0으로 누르고 3연승했다. 선발 반즈(6이닝 무실점·승)에 이어 구승민(1이닝 무실점·홀드)-최준용(1이닝 무실점·홀드) 그리고 마무리 김원중(1이닝 무실점·세이브)까지 매끄러운 마운드 운용이었다.
축구로 치면 빌드업에서 마지막 슈팅까지 쭉 이어진 환상적인 결과였다. 구승민-최준용-김원중의 삼각편대는 전날인 12일에도 똑같이 1이닝씩 맡았다. 이로써 롯데 뒷문 체제는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다.
지난 달 26일까지만 해도 롯데의 문단속은 어수선했다. 김원중(29이 복귀하면서 최준용(21)과의 역할 분담이 신속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최준용은 시즌 초부터 마무리로 자리 잡았으나 원래 그 자리는 부상으로 빠진 김원중의 몫이었다.
두 마리 호랑이는 같은 산에 살 수 없다. 둘 중 하나는 산을 떠나야 한다. 최준용이 6월 26일 키움전서 9회에만 4실점하자 래리 서튼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날 경기에선 8회 김원중-9회 최준용이었다.
셋업 맨으로 돌아간 롯데 투수 최준용. /사진=뉴스1
서튼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두 투수를 불러 보직 변경을 통보했다. 고심 끝에 내린 단안이었다. 그런데 이 결정이 롯데에겐 ‘신의 한수’였다. 이후 마음의 짐을 덜게 된 최준용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자신의 본래 위치로 돌아간 김원중 역시 긴 머리를 휘날리며 수호신의 복귀를 알렸다. 최준용은 6월 28일 두산전서 7회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무실점으로 깨끗이 틀어막았다.
30일 두산전서는 처음으로 8회 최준용-9회 김원중 체제가 선보였다. 최준용의 위력은 더 향상됐다, 첫 타자 5번 양석환을 3구 삼진 처리했다. 직구 두 개를 스트라이크존으로 꽂아 놓은 다음 그림 같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6번 박세혁에겐 공 4개를 던져 역시 삼진으로 솎아냈다. 초구 직구 스트라이크 다음 연속 파울 볼. 승부구는 체인지업이었다. 좌타자 박세혁이 꼼짝 없이 서서 삼진을 당했다. 이때까지 던진 7개의 공이 모두 스트라이크였다.
다음 타자 강승호에겐 초구 147㎞ 직구를 던져 좌익수 플라이 처리. 8회 던진 8개의 공 가운데 볼은 하나도 없었다. 두산 중심 타자들을 맞아 빠짐없이 정면승부를 펼쳤다.
9회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도 세 타자를 가볍게 범타 처리했다. 선 최준용, 후 김원중 체제의 성공적인 출발이었다. 김원중은 12일 한화전서 가장 어렵다는 한 점차 승부 9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무리했다. 탈삼진만 2개.
13일 경기서 최준용은 8회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2-0이었으니 승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
최준용은 2번 유로결과 3번 김태연을 연속 삼진처리 한 숨을 돌린 후 2사 만루서 5번 이진영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냈다. 9회엔 김원중이 두 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마무리했다. 최준용-김원중 체제이후 롯데는 8위(6월 27일)에서 6위(7월 13일)로 뛰어 올랐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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