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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경찰 조사 거부..."경찰서 안 엘레베이터·장애인 화장실이 먼저"

전장연, 경찰 조사 거부..."경찰서 안 엘레베이터·장애인 화장실이 먼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4일 서울 혜화경찰서에서 전장연 활동가들의 지하철 시위 조사에 대해 엘리베이터 설치 후 자진출석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입장문을 혜화경찰서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2022.07.14. kkssmm99@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출근길 지하철 시위 관련 경찰에 조사받을 예정이었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등 활동가들이 '경찰서 내 편의시설 확충이 먼저'라고 주장하면서 피의자 조사를 돌연 거부했다. 전장연 측은 경찰 내 장애인 화장실 및 엘레베이터가 설치되면 추후 경찰에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14일 오후 1시께 서울 혜화경찰서 앞에서 지하철 시위 관련 조사를 위한 경찰서 자진 출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혜화경찰서 내 엘레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돌연 거부했다.

전장연 측은 "조사에 따르면 혜화서 내에는 엘레베이터가 없다. 공공기관인 경찰서 내 엘레베이터 미설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또 혜화서를 포함한 서울지역 경찰서 대부분은 장애인 화장실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혜화서 관리 책임이 있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역시 우리에겐 범법자"라며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법처리 하려면 그에 합당한 접근권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박 대표 등 전장연 활동가들은 경찰 내 편의시설 확충 내용이 담긴 항의서한을 혜화서 측에 제출했다.

전장연 측은 경찰서 내 편의시설이 마련된 이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경찰 출석 요구에 대해 지구 끝까지 도망할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밝힌다"며 "(경찰 내 편의시설이 설치된다면) 각 경찰서와 출석 날짜를 협의해 차례로 성실히 조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천성호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은 "우리를 속박하고 조사하고 가뒀던 이들은 분명 역사가 추후에 평가할 것"이라며 "장애인들의 자유를 위한 투쟁은 사실상 무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지하철을 멈춘 것이 아니라 권리를 만들었던 것"이라며 "자유를 만들기 위해 모여 투쟁한 것이 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박 대표 등 전장연 활동가들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통해 열차운행을 지연시켰다며 전차교통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전장연 관계자들에 대한 사건은 혜화서를 비롯한 종로, 용산 등 서울지역 6개 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