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인하대 재학생 사망 사건과 관련 "성폭력과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감싸기 바쁜 정치인들, 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여성가족부도 폐지해야 한다는 대통령, 성착취물을 수십만건이나 유통한 중범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법원, 모두 이 사건의 공범"이라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의 비극적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공범이다'라는 글을 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학문과 지성이 넘쳐야할 대학교 안에서 발생한 상상조차하기 힘든 비극이다. 사건의 진상을 낱낱히 밝히고 가해자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며 "도대체 대한민국에 여성이 안전한 공간이 있기는 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우리 공동체가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사회적 합의는 하고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언론을 향해 "공범은 또 있다. 언론이다. 누가 더 자극적으로 보도하는가 경쟁이라도 하듯 선정적인 단어들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피해자는 '여대생'으로, 가해자를 '동급생'으로 표현한 것도 문제다. 피해자는 피해자일 뿐이다. 피해자가 오롯이 '피해자'가 아닌 '여대생'으로 호명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런 보도 행태는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며 "이런 보도가 피해자의 인권보호에 맞는지, 성폭력 근절이라는 정의를 이루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되돌아 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렇게 반복되는 참담한 비극을 막으려면 입법부는 제대로 된 법을 만들고, 행정부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사법부는 가장 엄중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죽음은 이 모든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사회적 죽음이다. 정치인과 대통령과 판사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리고 언론이 선정적인 보도로 뉴스장사나 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이런 비극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