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6일 성(性) 소수자 축제인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했다. 이날 노란색 안전모를 쓴 류 의원은 찢어진 청바지와 크롭티, 민소매 조끼를 걸치고 흰 수건을 목에 두르고 얼굴에는 짙은 눈썹과 수염을 그려넣은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류 의원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축제 참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노동자도, 성소수자도 차별받지 않는 대한민국을 꿈꾼다"고 적었다. 류 의원은 "일터에도 퀴어들이 있다. 직장에도 성소수자들은 있다"며 "그들과 연대하는 류호정의 콘셉트는 노동자"라고 했다. 이어 "투쟁하는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투쟁 현장에서 저를 반갑게 맞아주던 그 '평범한 아저씨가 되어봤다"고 콘셉트를 설명했다. 류 의원이 게재한 사진에는 같은 당 소속 장혜영 의원도 보인다.
류 의원은 '나는 퀴어 친화적인 직장을 원하는 국회의원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는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조항을 언급하면서 "마음에 새기고, 국회의원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다짐한다"고 적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국내 최대 규모 성소수자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현장에서 열렸다. 올해의 슬로건은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다.
이날 행사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등 11개국 대사들이 무대에 올라 지지를 보냈다. 성 소수자로 알려진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은 차별이 어디서 발생하든 차별을 종식시키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고 인간으로 대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동성 배우자와 함께 무대에 오른 필립 터너 뉴질랜드 대사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축제를 지난달 조건부 승인했다. 총 6일로 신청한 행사 기간을 하루로 대폭 축소했다.
발언하는 주한 미국대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유럽연합(EU),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핀란드, 호주 주한대사도 참석해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2022.7.16 jieunlee@yna.co.kr (끝)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시민위)는 지난달 15일 회의에서 퀴어축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 안건을 수정가결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가 신청서를 낸 지 약 두 달 만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대면 퀴어축제가 열리게 됐다.
애초 조직위는 다음달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했으나, 시민위는 다음달 16일 하루로 줄였다.
또 신체 과다노출과 청소년보호법상 금지된 유해 음란물 판매·전시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사용을 승인했다. 조건을 어기면 다음 축제부터 서울광장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고지도 하기로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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