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후보들, 총장설에 부담 느껴
'식물총장' 우려, "매력적인 자리는 아냐"
검수완박 전 전 정권 수사에 대한 압박도 한몫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천거 절차가 이번 주 매듭 지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실권 장악 등으로 총장 후보들이 총장 제안을 고사하는데다 야당의 청문회 공세도 거세질 것으로 보여 난관이 예상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오는 19일까지 총장 후보자로 적합한 인물을 국민에게서 천거 받는다.
법무부는 천거된 이들로부터 검증 동의 의사를 타진·동의받은 후 추천위에 명단을 넘길 예정이다. 한 장관은 천거 절차에 포함되지 않은 인물도 추천할 수 있다.
추천위는 법무부로부터 명단을 넘겨받으면 회의를 열고 적격 여부 심사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후보자를 3배수 이상으로 추려 장관에게 추천하면 한 장관은 이를 존중해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윤 대통령은 임명 제청한 후보자에게 결격 사유가 없으면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을 송부한다. 총장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윤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이 절차에만 최소 한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장 후보들이 '식물 총장' 우려로 후보군에 오르는데 난색을 표해 인선 절차가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검찰 인사 때마다 ‘총장 패싱’을 하는 등 검찰 실권을 장악했기 때문에 차기 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식물 총장과 마주해야 한다.
아울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 전에 전 정권 수사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과 조직을 잘 이끌지 못할 때의 책임 전가 등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총장 후보로 거론된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법 시행과 식물 총장, 전 정권 수사 등이 내 앞에 있는데, 부담감이 없을 수 있겠냐"면서 "후보들 입장에선 검찰 명운이 본인 어깨에 달려 있는 만큼 매력적인 자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외부 인사는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21기), 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사법연수원 23기)과 구본선 전 광주고검장(23기)이 후보로 거론되며, 내부에서는 노정연 부산고검장(25기), 이두봉 대전고검장(25기), 김후곤 서울고검장(25기),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27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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