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

발열 잡고 용량 늘리고… K배터리 소재의 한계 뛰어넘는다 [소부장, 초격차기술을 향해]

(3)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
충전·방전 반복으로 생긴 열 대비
200도 견디는 나노셀룰로스 주목
1단계 300Wh/㎏급 설계 완료
공인인증 테스트 앞두고 있어
최종 목표는 400Wh/㎏급 개발

발열 잡고 용량 늘리고… K배터리 소재의 한계 뛰어넘는다 [소부장, 초격차기술을 향해]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 석정돈 단장(왼쪽 두번째)이 화학연구원 우미혜 박사(왼쪽 첫번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지민(왼쪽 세번째), 엔켐 유상길 상무와 함께 이차전지 셀과 전해질 첨가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김만기 기자
발열 잡고 용량 늘리고… K배터리 소재의 한계 뛰어넘는다 [소부장, 초격차기술을 향해]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연구진이 맡은 역할을 잘 해결한 덕분에 이차전지 관련 논문 28건, 특허 출원 39건, 기술이전 5건 등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석정돈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장은 18일 대전 대덕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연구단의 연구개발(R&D) 진행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를 넘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핵심소재연구단을 꾸려 R&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은 2020~2024년까지 137억원을 투입해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분리막과 전해액 첨가제, 바인더를 개발중이다.

■이차전지 소재 다 바꿨다

석 단장은 "1단계 관문인 300Wh/㎏급 이차전지의 셀 설계를 마치고 공인인증을 받기 위한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400Wh/㎏급 이차전지가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는게 목표다.

현재 전기차에 쓰이고 있는 전기차 셀의 용량은 260Wh/㎏ 정도다. 5년전 국가과제로 300Wh/㎏급 개발은 완료됐지만 아직 양산 전이다. 이렇다보니 연구단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이차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소재로는 불가능했다.

석 단장은 "모든 소재를 다 바꾸지 않으면 400Wh/㎏ 용량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개발하려고 하는 분리막과 전해질 첨가제, 바인더 뿐만아니라 양극과 음극 등 모든 소재를 새롭게 세팅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석 단장이 이끄는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애눈 화학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참여하고, 기업에서는 LG전자, 엔켐, 티디엘, 정관 등이 있다. 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서울대, 건국대가 기초연구를 담당한다.

■일본 특허 피해 새 특허 출원

연구단은 이차전지의 분리막을 폴리이미드 대신 나노셀룰로스 소재를 기반으로 이용했다. 충전과 방전을 거듭하면서 혹시 있을 수 있는 과열에 대비해 분리막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실험했다. 그결과 최대 200도의 고온까지 견뎌냈다. 기존의 분리막은 보통 120도 테스트를 하고 최대 150도까지 살펴본다. 또 전해질 첨가제는 발열을 최소화하면서 전지의 용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엔켐 유상길 상무는 "전해질에는 이차전지의 종류에 따라 5개에서 최대 9개까지 첨가제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첨가제는 통상 발열을 잡으면 전지성능은 떨어진다.
반대로 성능을 끌어올리면 열이 많이 나게 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지민 선임연구원은 "연구기관이 첨가제를 잘 설계하고 개발하면, 기업에서 수율을 높이는 방안과 적합한 공정을 찾는 협업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이를 바탕으로 전해질과 분리막을 하나로 결합해 새로운 이차전지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