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기국회서 '민주 유공자 예우법' 추진
유공자·가족 4000명에게 교육·취업·의료 지원
연간 10~20억 비용 들 것으로 추산
이전 국회서 '형평성 논란' '대상자 선별' 문제로 좌초
우상호 "민주열사들, 국가예우 받아야.. 법 적극 추진"
김성환 "韓 민주주의 위해 헌신한 분들에 보상해야"
대표 발의한 우원식, 20일 기자회견서 법안 처리 촉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35주기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자신의 후배인 이 열사 '민주국민장'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2022.07.05.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민주유공자법, 우원식 의원 대표발의)을 추진한다.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 유공자 뿐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에 기여한 민주 유공자와 그 가족을 예우한다는 취지다.
법이 통과되면 민주 유공자와 유가족 4000명이 교육과 취업·의료·대출 등 지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연간 10~20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계됐다.
앞서 '셀프 보상법', '과도한 지원'이란 비판으로 법안 통과가 좌초된 가운데 21대 국회에서는 처리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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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후반기 국회서 민주유공자 예우법 적극 추진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후반기 국회에서 우원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주유공자 예우법 제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우상호 위원장이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서도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고 또 국회 앞에서 (유족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며 "이미 법안이 발의된 만큼 (우원식 의원안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우리 사회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선진국으로 성장했는데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그를 위해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분들에 대해서는 명예를 인정해주는 보상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약속을 신뢰감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미 발의된 설훈 의원안, 우원식 의원안 중 지원 대상 폭을 좁힌 우 의원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5월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42주기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18. 뉴시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교좌성당에서 열린 '제35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박종철 열사 형 박종부씨와 인사하고 있다. 2022.06.1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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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공자·가족 4000명에 교육·취업·의료 지원.. 비용 연간 10~20억 추산
지난 2020년 9월 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핵심 내용은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사망·행방불명·상이를 입은 민주 유공자와 유가족을 예우하는 것이다. 대상자에게 교육·취업·의료·대부(저리대출)·양로·양육 지원을 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업료·입학금 면제 및 학습보조비 지원 등 교육 지원 △취업지원·채용시험 가산점 등 취업 지원 △ 보훈병원 및 위탁병원 의료지원 △300~6000만원 저리대출 대부지원 △무의탁자 및 유족 양로지원 △민영·공공주택 등 주택 우선공급 지원 등이 포함된다.
취업지원의 경우 공공기관과 200명 이상 사기업 채용 시 만점의 5~10% 가량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의료지원은 민주화 운동 부상자는 국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그 비용은 국가가 부담한다는 게 골자다.
정무위원회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예우를 받을 수 있는 민주유공자는 829명, 유가족은 3233명(추정) 등 총 4062명이다. 지원 비용은 연 평균 21억원으로 추산됐다.
예산정책처 비용 추계서에 따르면 대상이 되는 유공자는 2021년 기준 768명, 유가족은 2985명(추정)이다. 또 교육 지원에 2억 7900만원, 취업 지원 800만원, 의료지원 7억 5400만원 등 2021년 기준 약 10억 9400만원이 든다는 게 예정처 추산이다.
다만 민주 유공자가 해당 법을 위반할 때는 보훈심사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3년 동안 예우를 정지할 수 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이 법에 따른 예우를 받을 경우 처벌된다는 조항도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성당에서 열린 제35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6.1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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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가리기', '형평성 논란으로 좌초.. 21대엔 통과되나
이런 가운데 예우 대상에 포함되는 '민주화 운동' 범위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정치·반독재 운동, 사상·이념단체 결성 및 활동, 언론민주화 운동, 전교조 등 교육민주화 활동 등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되는 사건만 수천건에 달한다.
정무위 전문위원은 검토 보고서를 통해 "민주화운동은 지난 수십년간 발생한 다양한 사건을 포괄하고 있어 그 희생 유형도 다양한 만큼 희생의 정도, 희생자의 의견,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 여부 등을 감안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형평성·공정성 논란도 법안 통과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취업이나 주택 지원과 같이 시민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대~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공정성·형평성 및 역차별 논란', '옥석 가리기가 힘든 선별의 문제', '과도한 보상' 등의 이유로 통과가 불발됐다. 호국 유공자와의 형평성 문제, 민주화 운동 유공자에 대한 이중 지원 문제 등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에 학생 운동 출신 의원들이 많다는 점에서 '셀프 보상법'이라는 비판도 나왔었다.
■우상호, 정기국회 내 처리 시사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국민적 공감이 숙성됐다고 보고 추진한다는 분위기다. 김성환 의장은 "우 의원안은 민주화 운동으로 사망하거나 다친 분들에 한정해서 예우를 하는 것"이라며 "민주화 운동을 한 모든 분에 대한 '셀프 보상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우상호 위원장은 지난 17일 제헌절,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박종철, 이한열 열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희생으로 민주헌법이 제정됐다"면서 "국회가 정상화되면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던 많은 열사들이 유공자로 인정 받아서 국가의 예우를 받기를 소망한다. 이 법 추진을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 간 협의를 통해서 적어도 돌아가신 분들을 민주 유공자로 인정하는 법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우원식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기국회 내 민주유공자법 제정 및 유가족 농성 해제를 촉구할 예정이다. 민주당 국회 의원들과 유가족 협의회(박종철 열사의 형, 전태일 열사의 동생 등)에서도 자리에 참석해 법안 처리를 촉구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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