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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만 해도, 게임만 해도…소소하게 돈 모으는 맛에 푹 빠진 MZ세대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이모(32)씨는 요즘 가게를 방문하고 난 후엔 네이버 영수증 리뷰를 꼭 작성한다. 네이버 영수증 리뷰는 가게 방문 후 리뷰를 남기면 포인트로 보상을 해주기 때문이다. 첫 방문 시에는 50원이 적립되고 재방문 시에는 10원씩 적립되는데 하루 최대 5개까지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한달 최대 7500원까지 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씨는 "물론 영수증을 일일이 찍어 올리는게 좀 귀찮긴 하지만 월급빼고 다 오르는 고물가시대이다 보니 계속 하게 된다"고 말했다.
걷기만 해도, 게임만 해도…소소하게 돈 모으는 맛에 푹 빠진 MZ세대
앱테크 사례 그래픽=정기현 기자

이처럼 고물가 시대에 '포인트'도 귀한 몸이 됐다. 치솟는 물가에 푼돈이라도 모을 수 있는 이른바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 열풍이 불고 있는 것. 1인 1스마트폰 시대인 만큼 앱 사용을 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이용하고 있는 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푼돈이라도 모으려는 '디지털 폐지 줍기', 앱테크가 디지털 시대 또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고물가시대 '앱테크 열풍'…"푼돈이라도 모은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푼돈 모으기는 바로 '걷기'다.

토스는 앱을 켜고 걸으면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만보기를 운영 중이다. 특히 토스에서 지정해주는 장소에 가면 하루 최대 140원까지 모을 수 있다. 재미 요소도 더해 걸음수에 따라 소모한 열량, 또래 평균 걸음수도 확인이 가능하다. 쌓인 금액은 토스 앱을 이용해 출금하거나 기프티콘을 구매해 사용할 수도 있다. 토스페이의 7000여 개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헬스케어 서비스 '웰뱅워킹'을 선보였다. 누적 걸음수가 5만보 이상일 경우 리워드를 수수료 없이 고객의 계좌로 바로 현금 지급하는 방식인데 리워드는 5만보씩 총 20만보까지 4개의 구간에 나뉘어 지급된다. 각 구간을 달성할 때마다 500원이 지급되며 10만보가 초과되면 구간마다 500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한 달 동안 20만보 이상을 걸으면 최대 3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 앱 '모니모'에도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모니모 이용자는 걸음수에 따라 리워드 '젤리'를 받아 '모니머니'로 교환할 수 있는데 '모니머니'는 보험가입, 송금, 펀드투자 등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인기다.

만보기 혜택은 보험사에도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헬스 스위치'는 걸음 수에 따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씨드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고, 현대해상도 '하이헬스 챌린지'를 통해 걸음 수 등을 목표 달성하면 포인트를 제공한다.

리뷰 남기면 포인트·안전운전 하면 보험료 할인

걷는 수고가 번거롭다면 '오락'을 통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앱도 있다. 신한카드는 자사 통합결제 플랫폼인 '신한플레이(pLay)' 앱 내 'pLay오락실'을 운영 중이다. 매월 제공되는 네 가지 미니게임을 매일 각각 10회씩 플레이하면 2020명에게 랭킹별로 마이신한포인트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랭킹 포인트 2배 부스터 이벤트'를 진행해 지급 규모도 커졌다.

하나은행은 '하나머니' 앱에서 '머니사다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머니사다리 서비스 내 광고 영상을 시청하고, 사다리게임에 참여하면 랜덤으로 1머니부터 최대 5만 머니까지 제공한다. 5만 머니는 5만원으로 바꿀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운전습관연계보험(UBI) 상품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네비게이션과 연동해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점수화하고 안전운전 기준을 넘길 경우 보험료 할인도 받을 수 있다. DB손해보험은 1000km 이상을 주행하고 안전운전 점수가 61∼70점이면 5%, 71점 이상일 경우 보험료를 11% 할인해준다. KB손해보험은 1000km 이상 주행 시 안전점수가 65점 이상이면 10%를 깎아준다. 삼성화재 다이렉트는 '착!한걷기'와 '착!한드라이브'를 선보여 보험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로그인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주 적금 하면 3% 금리… 소액 짠테크 상품 봇물

'푼돈 모아 태산' 열풍에 은행들은 소액 짠테크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국립공원공단과 제휴해 디지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상품인 'NH 걷고 싶은 대한민국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등 전국 17개 산악형 국립공원과 제주 올레길(1·8번 코스), 독도버스(농협은행 메타버스 플랫폼)까지 총 20개의 구역을 실제 방문해 인증하면 인증 구역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차등 제공한다. 직접 걸은 누적 걸음 수에 따라서도 추가 금리가 달라져 최고 연 5.85%(세전)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샀다 치고 적금'은 소비를 참고 그 돈을 입금해 저축하면 매월 30만원까지 연 3.35% 금리를 제공한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은 6개월 동안 매주 적금하기만 하면 연 3% 금리를 제공한다.
한 번에 1000원부터 100만원까지 저금할 수 있는데 3일 만에 10만계좌나 개설될 정도로 인기다. 우리은행의 '우리 200일 적금'은 2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3만원 이하를 저축하고 오픈뱅킹 가입 조건을 유지하면 최대 연 2.3%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의 '저금통'이나 케이뱅크의 '챌린지 박스'도 소액을 꾸준히 저축하면 높은 우대금리를 준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