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오렌부르크에 위치한 로스네프트의 석유 생산 시설.타스연합뉴스
러시아가 자국산 원유 수입 가격에 상한선을 부과할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공급을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데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 방송 채널원과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7개국(G7)이 도입하려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가격 상한선이 생산비 보다도 낮다면 러시아는 시장에 공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손실을 감수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부과하는 것은 글로벌 원유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오는 12월22일까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차관은 러시아산 원유를 수송하는 유조선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보험 금지에 맞춰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러시아산 원유의 구매가격에 상한선을 도입하는 것은 자칫 유가를 더 폭등시킬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에너지 안보 연구기관인 국제안보분석연구소(IAGS) 소장 갈 루프트가 경고했다.
그는 상한선 도입은 “터무니없는 발상”으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미국을 포함한 주요7개국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의 전쟁 자금 유입을 줄이고 소비자 기름값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은 제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루프트는 “원유가 대체가 가능한 상품임을 잊고 있다”며 "마치 상점에 가서 점원에게 정가보다 더 적은 액수를 받을 것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석유시장은 강제로 가격을 떨어뜨릴 수 없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프트는 러시아가 생산량을 제한해 고의로 시장에 공급량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맞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 천연가스 공급량 감소는 유럽 탓
가스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하루전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서방국에 책임있다며 계속해서 공급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은 러시아가 그동안 모든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준수해왔다고 강조하면서도 현재 캐나다에서 수리 중인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터빈이 러시아로 다시 전달되지 않는다면 수송 규모가 기존의 20%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스관 정비에 필요한 부품에 대한 제재가 없다면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현재 러시아는 이 가스관을 점검 중에 있으며 유럽 국가들은 가동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공급을 재개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가스 배급 등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민해왔다.
가즈프롬은 가스관의 정비가 들어가기전에도 공급량이 40%로 줄었다며 캐나다의 제재 탓이라고 비난했으며 유럽국가들은 이것이 앞으로 있을 러시아의 경제 보복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해왔다.
이날 EU집행위원회는 가스 공급량 감소에 대비하고 겨울 대비 비축을 이유로 각 회원국에 사용량을 15% 줄일 것을 요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유럽은 만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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