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DLF 사태 불확실성 해소
내년 비은행 수익비중 30% 목표
유안타 등 증권사 M&A 저울질
VC는 직접 설립 나설 가능성도
'우리금융 손태승호(號)'가 증권업 등 비은행부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발목을 잡아왔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지난 22일 중징계 취소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특히 내년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손 회장의 연임 가도에 장애물이 사라지면서 비은행 계열사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18%(올 상반기) 수준인 비은행부문 수익비중을 내년에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증권사·VC 등 비은행계열 윤곽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등 증권사를 잠재 후보군에 놓고 M&A를 저울질하고 있다.
실제 우리금융 이성욱 전무(CFO)는 지난 22일 우리금융 2·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금융의 배당 가능 이익은 약 4조원 수준인데 보통주 자본 비율이 타 금융지주에 비해 낮은 상황"이라며 "자사주 매입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비은행 M&A에 더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비은행 계열사 확대는 우리금융의 주요 경영전략이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를 재출범한 이후 지속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재출범 첫해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다. 2020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사들였다.
올해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 우리금융F&I를 출범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은 2019년 10.3%에서 2020년 15.0%, 2021년 17.2%, 올 상반기 18.5%로 상승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오는 2023년까지는 30% 수준까지 끌어올리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벤처캐피탈(VC) 계열사 역시 유력 사업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현재 우리금융을 제외한 주요 금융그룹들은 모두 VC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는 VC회사를 직접 설립했고, 신한금융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는 VC사를 인수해 간판을 바꿔 달았다. 우리금융도 VC계열사의 직접 설립과 M&A를 모두 열어두고 검토 중이다.
■하반기 주가 부양 힘쏟는다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힘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완전 민영화 숙원을 이뤄낸 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7614억원의 당기순익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오른 수준으로, 하나금융그룹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으로 1조5545억원을 달성, 전년동기대비 21.5% 가량 증가했다. 이는 업계 1, 2위인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이 거둔 순익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전 분기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면서 앞으로 우리금융의 주주 환원 정책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1일 손 회장은 자사주 5000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올 들어 3번, 회장 취임 이후 총 19번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매입 규모상으로는 약 11억원 규모다.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손 회장은 올 들어서만 싱가포르, 미국 뉴욕, 보스턴 등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났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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