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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평양냉면과 순두부 계란탕

'우영우' 평양냉면과 순두부 계란탕
문지원 작가(왼쪽), 유인식 PD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평양냉면과 순두부 계란탕. 국내외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두 주역, 유인식 피디와 문지원 작가가 이 드라마를 두 음식에 비유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박은빈)가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드라마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2의 유인식 PD가 연출하고 영화 '증인'(2019)의 문지원 작가가 대본을 썼다.

신생 ENA채널과 넷플릭스에 동시 방영중인 이 드라마는 국내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을 생산하며 화제몰이 중이며, 해외에서는 ‘제2의 오징어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우영우’ 기자간담회에서 유인식 피디는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며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 편성됐고, 대중적이지 않은 소재라 (흥행에) 확신이 서지 않았다”며 “드라마 역시 평양냉면처럼 슴슴해 입소문을 타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길 바라는 정도였다. 이렇게 시청률이 잘 나올줄 몰랐다”며 말했다.

어떻게 인기를 실감했냐는 물음에는 “오랜만에 연락해온 사람이 많은데, 그중 고등학교 은사님이 문자를 주셨다. 아들이 재미있다고 해 봤는데 연출이 너더라고 해 울컥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고 부연했다.

문지원 작가는 “커피숍 옆 테이블에서 ‘태수미는 왜 우영우를 버렸을까’ 토론을 한다거나 버스에서 우영우를 보는 사람을 보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고 기뻐했다. 그는 이 드라마가 “순두부 계란탕처럼 맑고 따뜻한 힐링 드라마처럼 보이나 그 뒤엔 많은 야심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주인공에 낯선 형식, 예민한 문제 등이 숨어있다. 저는 힘이 없는 신인이라서 나 혼자였으면 이러한 의도가 많이 삭제됐을 텐데, 흥행을 밥 먹듯이 하는 유인식 피디가 우리 팀의 선장으로 와주셔서 다양한 시도를 속 시원히 할 수 있었다”며 유피디의 공을 언급했다.

이에 유 피디는 “문지원 작가의 대본이 참 훌륭했구나, 찍으면서 조금씩 느꼈으나, 많은 분들이 대사와 대본에 공감해주는 것을 보고, 제가 예상한 것보다, 순두부 계란탕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많이 가닿았음을 알게 됐다”며 문작가의 노고를 언급했다.

문 작가는 “만약에 우리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살만하거나 나은 곳으로 바뀌려면, 우리 드라마보다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가 중요할 것”이라며 “저도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 (모든 담론을) 겸허하고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업계에선 시골할머니나 중학생 이론처럼, 내용이 쉬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웰메이드 미국드라마처럼 재밌게 잘 만들면 내용이 좀 어려워도 통하듯) 좋은 떡밥이 주어지면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식견을 내놓는 게 우리의 관객이자 시청자라고 평소 생각했다. 이 드라마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부연했다.

유 피디는 “남은 회차도 애정을 갖고 봐달라”며 “마지막회까지 다 보고나면, 전반부에서 들었던 생각이,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시청자의 마음에) 가닿을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