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이 26일(현지시간) 전략비축유(SPR) 2000만배럴을 추가로 방출한다고 밝혔다. 5월 23일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의 한 주유소에 석유제품 가격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백악관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유가 하락을 위해 전략비축유(SPR) 2000만배럴을 추가로 방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에너지부가 유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비축유를 방출할 계획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5번째 SPR 방출이다.
백악관은 러시아가 벌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가 고공행진을 부르고 있다면서 SPR 방출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8일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유가 하락에 전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9·11테러 유족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14~16일 중동·아랍 순방 길에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를 방문해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기도 했다.
백악관은 회담 뒤 사우디가 다음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OPEC플러스(+) 회의에서 증산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사우디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
백악관은 일단 그 대안으로 이번에 SPR 추가 방출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실제로 재무부 추산에 따르면 미국과 국제사회의 SPR 방출 덕에 미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SPR 방출이 없었을 경우에 비해 갤런(약 3.78ℓ)당 약 40센트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6월 갤런당 평균 5달러를 넘던 것이 지금은 4.327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바이든 취임 당시인 지난해 1월 2.39달러는 물론이고, 지난해 7월 3.156달러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SPR 방출이 좋은 대안은 아니라고 지적해왔다.
마치 '언 발에 오줌누기'처럼 지금 당장은 고유가 고통을 완화할 수 있겠지만 SPR 규모가 줄어들면 완충판이 사라지고, 결국 유가가 더 큰 폭으로 뛸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공화당은 정치 공세도 이어갔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에 방출한 SPR 가운데 수백만배럴이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보내졌다고 비판했다.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의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의원은 성명에서 "왜 비상 에너지 비축분이 중국공산당 같은 적성국들에 흘러 들어가고 있는지를 미국인들은 알 권리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미국의 에너지 안보와 국가안보가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휘발유 가격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제 변수 가운데 하나다. 미 중간선거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할 때마다 여당이 고전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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