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 도끼로 진수선을 자르고 있다. 뉴스1화상
배 진수식에서 여성이 진수줄을 도끼로 자르는 것은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군함 진수식을 주관한 이후 생긴 전통이다. 갓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여성이 손도끼로 진수줄을 잘라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여긴다. 군함은 남성 주빈의 부인, 딸이나 여성 주빈 스스로 진수줄을 자른다. 상선은 선주의 딸이나 아내가 맡는다. 진수줄을 자르거나 샴페인을 터트리는 사람은 여성이다. 이 여성을 '선박의 대모'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군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함정의 진수식은 주로 대통령 부인이 맡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는 1993년 잠수함 최무선함 진수식에서 밧줄을 끊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2003년 한국형 구축함 문무대왕함, 2005년 해군 대형수송함 독도함, 2006년 잠수함 손원일함, 2007년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진수식을 각각 주도했다. 사상 첫 여성 군 통수권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8월 잠수함 김좌진함 진수식에서 본인이 탯줄을 끊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18년 잠수함 안창호함 진수 행사에 이어 2020년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진수식에 참석했다.
해군의 첫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이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렸다. 1조3000억원짜리 8200t급 정조대왕함은 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에 이은 네 번째 이지스함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방문 이후 약 한달 만에 공식석상에 나타나 진수줄을 잘랐다.
세계 8번째 초음속전투기 KF21 시험비행 성공에 이어 하늘과 바다에서 자주국방의 신기원을 연 격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폴란드에 K2 전차, K9 자주포, FA50 다목적 경공격기 등 물경 25조원 규모의 방산수출 쾌거를 이뤘다. 명실상부한 군사력 6위, 방산수출 6위 국가로 우뚝 섰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