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구선수 등 2명-러 죄수 대상
블링컨 "우크라 문제는 논의 안해"
미·러 5개월만 대화 성사될지 관심
AFP연합뉴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사진)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5개월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 외무장관과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화 주제는 우크라이나가 아닌 양측에 억류된 국민 교환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블링컨은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향후 며칠 이내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 수장들은 지난 2월 15일 마지막으로 대화했으며 이후 2월 22일 회담이 취소되고 이틀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대화가 끊겼다.
다만 블링컨은 대화를 하더라도 "우크라이나에 관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제는 억류된 미국인 우선 석방 요구 문제로 좁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 브리트니 그라이너는 미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로 올림픽 금메달 2관왕이다. 오프시즌 러시아팀 UMMC 에카테린부르크에서 활동한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미국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낸 뒤 러시아에 입국하다 마약 밀반입 혐의로 모스크바 공항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다른 미국인 폴 휠런은 기업 보안책임자로 2020년 간첩 혐의로 체포돼 16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러시아에 수감 중이다. 본인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러시아가 거짓 혐의를 씌웠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CNN은 27일 보도에서 미국이 지난달 억류된 미국인 2명을 돌려받는 대가로 악명 높은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를 러시아로 돌려보내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CNN은 미국이 해당 논의를 연초부터 진행했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부트는 지난 2005년 개봉한 미국 영화 '로드 오브 워'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 2012년 미국에서 25년형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그는 옛 소련 장교 출신으로 소련 붕괴 이후 수십억달러의 무기를 각종 분쟁지역에 팔아넘겨 '죽음의 상인'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블링컨은 억류된 미국인에 대해 "이들은 옳지 못하게 구금됐고, 귀국이 허용돼야 한다"며 "우리는 몇 주 전 그들의 석방을 가능케 할 실체적인 제안을 내놨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화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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