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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헝다, 3000억달러 부채 구조조정 계획 마감시한 넘겨

[파이낸셜뉴스]
중 헝다, 3000억달러 부채 구조조정 계획 마감시한 넘겨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에버그란데)가 29일로 정한 자체 채무구조조정 세부안 공개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해 파산 위험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사진은 28일 헝다의 홍콩사무소 앞. AFP연합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이 3000억달러 부채 구조조정 계획을 스스로 정한 마감시한까지 제시하지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의 운명이 더 불확실해졌다.

지난해 대부분 채무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 중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킨 헝다는 지난 1월 채무 구조조정을 위한 예비 제안서를 7월말까지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헝다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채무구조조정 계획 세부내용을 마감시한 내에 발표하지 못함에 따라 이번 부동산 위기 속에 파산한 다른 중국 부동산 업체들에도 상당한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이하 현지시간) 헝다가 마감시한인 이날 밤까지도 채무구조조정 세부계획을 공개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헝다는 지난달에도 채권자들에게 마감시한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인내를 당부한 바 있다. 채권자들의 소송 위협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일단 시간벌기에 나섰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게 됐다.

헝다는 29일 밤 부동산서비스 사업부문, 전기차 부문 등 자사의 역외 자회사들 지분을 활용해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갚겠다는 기본 계획을 내놓고 '긍정적인 진전'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날 계획에는 3000억달러가 넘는 채무를 어떻게 구조조정할지 세부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3000억달러 채무 대부분은 중국 국내 채권자들의 몫이지만 이 가운데 약 200억달러는 국제 투자자들의 자금이다.

헝다 채권은 액면가에 비하면 휴지조각이 됐다.

국제 채권자들은 헝다가 29일 밤 내놓은 계획이 포괄적인 채무 구조조정 계획 "근처에도 못 간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헝다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고는 하지만 세부 내용이 없어 구조조정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불투명하다.

국채 채권자들은 헝다가 자신들과 접촉하지도 않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또 3월에는 의문의 헝다 채권자들이 부동산서비스 자회사를 통해 헝다 자산 20억달러를 확보하자 소송을 예고한 바 있다.

헝다는 채권자들이 소송 위협을 하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시차를 둔 채무지급과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담긴 초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헝다 구조조정 계획에 이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최대 채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헝다는 지난해 9월부터 국제 투자자들에 대한 채무 지급에 실패해 디폴트로 빠져들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