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중고로 산 '스타벅스 캐리백'은 보상 못 받는다

직접 받았다면 새 증정품 제공
중고제품 반납땐 음료쿠폰 3장

#. 스타벅스코리아는 매년 여름과 겨울 '이(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스페셜 및 일반 음료를 마신 후 프리퀀시를 적립한 소비자에게 물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다. 이벤트의 인기가 높아 항상 증정품이 품절되는 것은 기본이다. 증정품을 구하는 방법이나 후기 등이 각종 커뮤니티에 무용담처럼 도배되기도 한다. 웃돈을 주고 증정품을 중고 거래하려는 경우도 있다. 올해 여름에는 사고가 터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8일 증정품으로 제공한 '스타벅스 여행용 가방(서머 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그렇다면 중고거래로 서머 캐리백을 구매했을 경우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중고로 구매한 사람도 동일한 피해를 봤지만 스타벅스코리아는 제한적 보상만 이야기 하고 있어 논란이다. 때문에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법적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월 31일 스타벅스코리아 등에 따르면 중고로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을 산 경우 스타벅스를 통해 공식적으로 보상받을 방법은 제한된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음료를 마시고 직접 서머 캐리백을 받은 이력이 확인되는 고객의 경우 새로운 증정품 또는 3만원 상품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중고거래 등으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경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동일한 피해를 봤지만 실물 제품 반납 시 받을 수 있는 무료 음료 쿠폰 3장 외에는 스타벅스로부터 보상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서머 캐리백 구매자가 판매자를 상대로 한 소송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전히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서머 캐리백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채다은 법무법인 시우 변호사는 "민사적으로는 '매도인의 하자 담보 책임'에 따라 제품 값 전체를 물어내야 할 여지가 있다"며 "만약 판매자가 제품의 하자 여부를 알든 몰랐든 하자 있는 제품을 판 것이 명백하면 하자가 없는 물건으로 바꿔주든지 물건 가액을 아예 다 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형사 처벌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김지혁 법무법인 태린 변호사는 "사기는 판매하는 물건이나 거래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기망하고 그것을 이용해 물건을 팔아서 금전적 이득을 취할 경우 해당된다"며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이 공식 인정되기 이전에 중고 판매자가 거래를 개시했다면 판매자도 이렇게 문제가 될지 몰랐으니 사기의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이후에 판매했더라도 형사처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채다은 변호사는 "'이번에 반품할 수 있는 캐리백이라 싸게 올렸다'라는 등 소비자도 발암물질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구매했다면 딱히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 제품은 발암물질이 나오는 이번 시즌 캐리백이 아니라 그 이전 기간에 나왔던 제품이다' 등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