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앙최저임금심의회 소위원회
10월부터 적용할 새 최저임금 심의
현재 전국 평균 930엔인데, 30엔(3.22%)이상 인상
1대 10 원엔 환율적용해도 韓이 日 앞질러
韓, 내년 9620원...최근 6년간 가파른 상승세
1일 일본 도쿄 중심가에 설치된 주가 지수 상황판 앞으로 행인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한일 양국 간 최저임금이 내년도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올해 10월부터 적용할 최저임금 인상폭(30엔)을 사상 최대로 끌어올린다고는 하나, 최근 6년간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된 결과다.
일본 후생노동성 중앙최저임금심의회 소위원회는 지난 7월 25일에 이어 1일 오후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1년간 적용할 최저임금 인상 논의를 전개했다. 현재 930엔인 전국 평균 최저임금을 30엔 이상 올리는 게 핵심이다. 30엔 인상시, 인상폭은 3.22%로 일본 최저임금 제도 사상 최대가 된다. 이에 따른 전국 평균 시간당 최저임금은 960엔 정도가 된다.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확정된 상태다. 일본 최저임금 제도사상 역대 최대 인상폭이라고는 하나, 현재 원엔 재정환율보다 높은 통상의 '1대 10'으로 불리는 100엔당 1000원의 환율을 적용한다고 해도,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게 된다. 이날 원엔 환율은 100엔당 986.3원이다. 현재도 원화대비로도 엔저(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날에는 일시적으로 일본(930엔), 한국(9160원)간에 역전 현상이 발견되고 있긴 하다.
한국 최저임금이 2017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결과다. 2017년 6470원이었던 한국의 최저임금은 2023년 9620원이 된다. 6년간 48.6%, 연평균 8.1%가 올랐다.
특히,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6.3%, 10.8%가 올랐으며, 올해와 내년도에도 연 5%인상률이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전국적으로 동일한 한국과 달리,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써 인상폭을 정하면 전국 47개 광역단체들이 지역별 경제 사정을 고려해 최종 인상액을 확정하는 구조다. 지역별 차등 인상이다. 물가 수준이 높은 도쿄가 현재(인상 전) 1041엔으로 일본 전역에서 가장 높고, 제2의 도시 오사카는 992엔이다. 반면, 고치현과 오키나와현은 820엔이다. 도쿄만 놓고 보면, 이날 환율 기준으로 1만259원으로 한국 최저임금보다는 높은 수준이나 내년도로 넘어가면 전국 평균 기준으로나, 일본 내 여타 대도시나 지방에서 한일 최저임금 역전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일본 정부 안팎에선 30엔, 연 3%이상의 인상률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일단, 물가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임금, 소득수준을 끌어올려,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새로운 자본주의 기조'도 이번 인상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 요인이 커, 일단 경제계 반발도 누그러뜨릴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주요 선진국 대비, 일본의 최저임금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2024년까지 1000엔대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독일은 최저임금을 지난 7월 10.45유로(약 1만3932원)로 6.4% 올린데 이어 10월부터는 12유로로 또다시 14.8% 인상한다. 프랑스도 지난 5월부터 최저임금을 10.85유로로 2.6% 올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