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해방군, 장난하면 불바다 경고
美, 군사도발 하지마..강경대응
[파이낸셜뉴스]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 의장이 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2일 중 대만 방문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AP뉴시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 방문 계획을 강행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위협하자 세부 일정은 공개하지 않은 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가뜩이나 살얼음판인 미국과 중국간 관계를 더 심각한 긴장 속으로 내 몰 전망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대만에서 펠로시를 만나기로 예정됐던 인물들에게 펠로시가 곧 도착한다는 통보가 갔다. 다만 아직은 상황이 유동적이라는 단서가 달렸다.
소식통은 일부 대만 인사들이 2일 밤 펠로시를 만날 예정이지만, 대부분은 3일에 그를 만나기로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는 대만 정부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는 그는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펠로시가 확실하게 대만으로 온다"면서 "유일한 변수는 그가 타이페이에서 하루 밤을 묵느냐 여부이다"라고 말했다.
■ 펠로시, 아시아 순방 일정 개시
펠로시는 1일 싱가로프에 도착해 아시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펠로시는 다른 민주당 의원 4명과 함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만나 양국간 긴밀한 유대를 재확인했다. 펠로시는 이후 비공개로 싱가포르 주재 미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에 관해 함구했다. 펠로시는 이번 순방에서 말레이시아, 일본, 그리고 한국 정부 인사들과 고위급 회담에 나선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공식 순방 일정에는 대만 방문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 中 인민해방군..장난하면 불바다 경고
인민해방군 소속 J-16 전투기 [대만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펠로시의 대만 방문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국은 대만 인근 섬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서는 등 무력 시위까지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 리지안은 일일 브리핑에서 펠로시가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이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지난달 30일 대만에서 가까운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는 실탄 사격 훈련을 했고, 2일 0시부터 오는 6일 자정까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예고한바 있다. 중국 공군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공군의 다양한 전투기는 조국의 보물섬을 돌며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함을 수호하는 능력을 향상했다”고 말했다. 보물섬은 중국이 대만을 칭하는 말이다. 지난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전화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14억 중국인민의 강한 의지'를 강조하며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 주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자오는 또 당시 전화 통화에서 "불장난을 하는 이들은 결국 불로 망한다"는 거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 美, 군사도발 하지마..강경대응
미국 정부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에 중국이 군사적 도발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군사위협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사태로 확산시키지 말 것을 요구했다. 커비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이 방문한다면 이것은 그동안 이어져온 미국의 정책과도 일치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도발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현재 아시아 순방에 나서고 있는 펠로시 의장이 오는 3일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 등 대만의 고위 관리들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언론들은 펠로시 의장이 2일 오후에 도착해 하루밤 머무를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일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방문을 취소할 경우 중국에 굴복하는 인상을 줄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것을 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방문으로 인한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고조 가능성 또한 우려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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