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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미 하원 의장, 대만 도착

[파이낸셜뉴스]
펠로시 미 하원 의장, 대만 도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 대만 타이페이 공항에 내리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25년만에 최고위급 미국 인사의 대만 방문이다. AP연합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의장이 2일(이하 현지시간) 밤 대만에 도착했다.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실사격 훈련에 나서는 등 군사훈련을 강화하면서 그의 대만 방문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을 강행했다.

1997년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당시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이후 25년만에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대만을 방문했다. 펠로시의 이번 방문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4명도 동행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펠로시는 도착 직후 성명에서 이번 방문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지지 다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는 이어 중국의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의 이번 방문은 의회 일부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오랜 정책에 결코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만 정책은 "현 상황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필요하다면 무력으로 다시 복속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외국 정부 관리 방문을 대만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고 극도로 예민하게 대응해왔다.

중국은 이번에도 막판까지 강력한 대응을 했다.

펠로시가 대만 방문을 강행한다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밤 펠로시 방문에 대한 대응으로 '국가 주권 보호'를 위한 일련의 군사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이 대만 문제에 관해 배신을 했다면서 "대만 문제에 관해 국가 신뢰성에서 파산했다"고 주장했다.

왕이 부장은 성명에서 "일부 미 정치인들이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을 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는 결단코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다시 힘 자랑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평화 훼방꾼임을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펠로시와 민주당 의원 4명을 태운 미군기는 이날 말레이시아에서 출발했다.

펠로시 등 일행은 말레이시아에서 이스마일 사브리 야코브 총리와 오찬 회동을 포함해 일정을 소화한 뒤 미 군용기에 탑승했다.

대만은 펠로시 방문에 들 뜬 분위기다.

펠로시가 묵을 것으로 알려진 타이페이의 그랜드하얏트 호텔 외곽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지만 타이페이의 상징인 101 빌딩을 비롯해 대형 건물 2동에 그를 환영한다는 LED 전광판이 들어왔다. 전광판에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켜졌다.

한편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미국과 중국간 갈등을 증폭시켜 불안감을 높일 것이란 우려로 초반 하락하던 뉴욕 증시는 오후장 들어 나스닥지수가 0.9% 상승하는 등 큰 흔들림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4%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형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만 0.14% 약세를 기록 중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