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콩 핀텍업체 AMTD디지털이 지난해 1월 미국 게임기 소매업체 게임스톱 폭등세는 저리가라 할 정도의 폭등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레딧주(밈주)로 등극했다. AMTD디지털의 심볼명 HKD는 2일 레딧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였다. 로이터뉴스1
홍콩에 본사를 둔 핀테크 업체 AMTD디지털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미 증권예탁원증서(ADR)가 20% 수준의 큰 폭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AMTD디지털은 지난달 15일 NYSE에 상장한 뒤 2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약 보름간 주가가 2만1400% 폭등했다.
지난해 밈주, 또는 레딧주라는 말을 만들어내며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게임스톱 주가가 지난해 1월 한 달 1600% 수준의 폭등세를 기록했던 것과 차원이 다르다. 게임스톱 급등세를 소폭의 오름세로 보이게 만들 정도로 폭등하고 있는 AMTD디지털 광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 2만1400%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AMTD디지털 주가 흐름은 게임스톱은 저리가라 할 정도다. 비교도 어려울 정도의 폭승세다. 홍콩에 기반을 둔 이름도 낯선 핀텍업체 AMTD디지털은 지난달 15일 NYSE에 주당 7.80달러로 기업공개(IPO)가 이뤄졌다. 보름 뒤 주가는 1679달러로 뛰었다. 2만1400% 폭등했다. 2일 하루에만 주가 상승폭이 126%에 이르렀다.
AMTD디지털 폭등세 덕에 모기업인 AMTD아이디어그룹 주가까지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역시 NYSE에 상장돼 있는 모기업의 ADR은 이번주 들어 1일과 2일 이틀 사이 300% 가까이 폭등했다.
AMTD아이디어그룹 ADR은 2일 피델리티의 주식거래 플랫폼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종목이었다.
■ 시총, 코카콜라·BoA 제쳐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잘 모르는 이 낯선 이름의 홍콩 핀텍업체 시가총액은 친숙한 이름인 코카콜라, 자산규모 미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시총을 제쳤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2일 AMTD디지털 시총은 3100억달러를 넘겨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오랜 투자 종목인 이들 2종목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AMTD디지털은 실제로는 아직 보잘 것 없는 기업이다.
AMTD디지털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서류에 따르면 주된 매출은 본업인 디지털 금융서비스 사업 부문에서 거둬들이는 수수료와 커미션이다. 지난해 매출이 고작 2500만달러였다고 AMTD디지털은 신고했다.
■ 밈주 절대 강자 탄생
지난해 인터넷 창 레딧 가운데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 정보를 교환하는 채팅방인 '월스트리트벳츠'에서 게임스톱이 화제가 된 것처럼 이번에는 AMTD디지털의 주식 심볼명(티커)인 HKD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데이터제공업체 퀴버퀀티터티브에 따르면 2일 '월스트리트벳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HDK였다. 게임스톱이 지난해 레딧에서 화제가 되면서 주가 폭등을 경험한 것처럼 이번에는 AMTD디지털이 화제를 모으며 엄청난 주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 AMTD디지털도 당혹
심각한 투기적 거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AMTD디지털 역시 주가 폭등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AMTD디지털은 2일 주주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AMTD디지털은 성명에서 "우리가 아는 한 상장 이후 (주가 폭등을 부를 만한) 실질적인 재료, 사건, 또는 사업·영업활동과 관련된 다른 재료는 없다"고 강조했다.
SEC 위원장을 지낸 제이 클레이턴도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경험했듯 지금 같은 사건들은 이익 창출 기회이기도 하지만 심각한 손실, 특히 우리 소액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AMTD디지털은 3일 전일비 579.00달러(34.48%) 폭락한 1100달러로 미끄러졌다. 그러나 시간외 거래에서는 다시 상승세를 보여 정규 거래 마감가에 비해 150.00달러(13.64%) 급등한 125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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