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체 분리 1시간 만에 첫 교신
방향 아홉번 바꿔야 달궤도 안착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5일 오전 8시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발사됐다고 성공을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달까지 135일간 595만6000㎞의 긴 항해에서 맞닥뜨릴 수많은 난관 중 이제 몇 개의 언덕을 넘어섰을 뿐이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누리는 달까지의 항해 중 최대 9번의 방향조정이 이뤄진다. 즉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중간 분기점에서 다른 고속도로를 갈아타기 위해 방향을 조정하고, 나들목에서 잘 빠져나와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12월 말 달에 도착한 다누리가 탑재된 6개의 장비로 달의 정보를 보내오면 그때야말로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다.
■수많은 난관 중 이제 일부 통과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5일(한국시간) 다누리가 팰컨9 발사체와 분리에 성공하고 1시간 뒤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한 것을 알리면서 달을 향한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면서 "달 궤도 진입, 1년간의 임무수행까지 앞으로 다누리가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누리는 이날 오전 8시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하늘로 날아올랐다. 다누리는 땅을 박차고 지구를 출발하는 첫번째 고비를 무사히 통과했다. 또 발사체와의 분리, 통신장비 작동, 달로 가는 항로 진입 등 4개의 언덕을 넘어섰다.
항공우주연구원 김대관 달탐사사업단장은 "9월에 궤적 수정 기동이 가장 중요한 시점 중 하나"라며 "이후에 크게 문제가 없으면 12월 16일 달까지 들어가는 코스에서 추가적인 기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마도 12월 16일부터 보름 동안 저희가 5~6번 기동을 성공시켜야 하는데, 그게 가장 큰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갑작스러운 태양풍이나 우주물체와의 충돌 등 돌발상황도 주의해야 한다.
■고속도로 잘 갈아타야
다누리는 595만㎞의 거대한 '리본 모양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현재 팰컨9이 우주로 밀어냈던 힘과 태양이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해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지점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라그랑주 지점은 지구와 태양 간 중력이 없어지는 지점이다.
다누리는 9월 2일쯤 이 부근에서 자체 동력으로 방향을 조정하면서 다시 지구로 향하는 길로 갈아탄다. 이후 11월 19일쯤 달의 중력이 영향을 주는 길로 옮기면서 달궤도에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그러면서 12월쯤에는 달 주위를 돌면서 우리가 원하는 궤도에 올라타게 된다. 이 머나먼 여정의 길을 '탄도형 달 전이방식'이라고 부른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중력장 분포는 '매니폴드'라는 6차원 튜브 형태의 관으로 연결이 돼 있다.
지구와 태양 사이에 이런 라그랑주 지점이 있고, 지구와 달 사이의 라그랑주 지점이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박재익 달탐사사업단 팀장은 "라그랑주 지점끼리는 매니폴드로 고속도로처럼 연결이 돼 있다"며 "고속도로 인터체인지가 라그랑주 지점 주변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누리가 방향을 조정하는 구간과 관련, "고속도로 분기점에 다른 고속도로로 갈아탄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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