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선불충전금 규모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반면 그동안 '넘사벽' 1위로 군림했던 코나아이는 불과 3개월 만에 선불충전금이 4000억원 이상 줄어 2위로 내려 앉았다.
9일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선불전자지급 운용사업자 미상환 잔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선불충전금은 4124억71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집계 이래 처음 4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 3년간 부동의 1위였던 코나아이를 제쳤다.
선불충전금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쿠페이 등 미리 충전한 선불금으로 교통 요금과 상거래 대금을 지급하거나 송금할 수 있도록 선불금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말 2995억6400만원에서 2020년말 3020억3800만원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3927억8400만원으로 1년 만에 약 1000억원 넘게 늘었다.
지난 2019년 경기도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자 선정 이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던 코나아이는 지난 1·4분기 기준 선불충전금은 3709억8600만원을 기록, 전년도 말 8075억6300만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경기도 지역사랑상품권을 제외한 유상충전금은 40억원이 겨우 넘는 정도였다.
코나아이 실적 반토막은 지난해 10월 개정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지자체 예산으로 발행되는 지역화폐는 사용기간 종료 후 지자체로 사용 잔액과 이자를 전액 정산 반납하고 있다.
간편결제와 송금 이용 확대로 전체 선불전자지급 서비스 이용 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용자가 예탁한 선불 충전금 보호를 위한 장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전자금융업자의 선불 충전금 보호조치 의무화에 대한 근거 규정이 없어서다.
금융위원회가 행정지도로 전자금융업자가 이용자 예탁금의 50% 이상을 외부 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권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선불 충전금 보호조치 의무화를 포함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국회에 발의됐지만 지급 결제 권한을 두고 논란이 일면서 2년 가까이 국회에서 공전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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