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8.1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한 첫날 이준석 대표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비대위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대표직을 자동 상실하는 이 대표는 10일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여당이 다시 혼돈에 빠져들 가능성이 커 주 위원장은 이 대표 설득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공방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 전자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절차상 문제가 있으니 비대위 전환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요구다. 이 대표 측은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 의원과 윤영석 의원이 최고위에 참석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 소집 안건을 의결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만약 법원이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비대위는 곧바로 문을 닫아야 한다. 이 대표 측은 만약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더라도 가만히 당 대표직 상실을 지켜보는 것보다 낫다는 계산이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태 최고위원은 9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고 해도 법원에서 '절차적 민주주의 훼손을 정황상 인정했다' 등 이런 형태의 기각은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치적 명분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이 아무 문제없다고 판단할 경우 이 대표의 입지는 오히려 더 좁아질 수 있다.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늦어도 이달 안에 내려질 예정이다.
이에 주 위원장은 일단 이 대표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 대표와의 회동 계획에 대해 "다각도로 접촉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전면전 선언과 별개로 주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의 거취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원내대표는 당연직 비대위원이지만 당 일각에서는 "권 원내대표가 비상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권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더라도 비대위에서는 빠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주 위원장은 권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배제론'에 대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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