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9시쯤 광주 북구 우산동에 신축 중인 A아파트에서 열린 불꽃놀이 모습. 9월 입주를 앞두고 입주예정자회 주최로 2500여 전 세대의 전등을 켜는 점등식 행사가 열렸다. ⓒ News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한밤중 입주 축하 불꽃놀이를 해 빈축을 샀다.
지난 10일 밤 9시쯤 광주 북구 전역에는 때아닌 굉음이 울려 퍼졌다. 출처를 모르는 굉음은 10여분 넘게 이어졌고 시민들은 "도대체 무슨 소리냐. 무섭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일부 시민들은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연일 쏟아진 물폭탄을 떠올리며 천둥·번개 소리로 생각해 베란다 창문을 황급히 닫기도 했다.
하지만 폭염 특보가 발효된 광주의 하늘은 비가 내릴 상황이 아니었고 굉음의 원인은 다음 달 신축 입주를 앞둔 북구 우산동의 A아파트 상공에 터진 폭죽소리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아파트는 2500여세대가 들어서는 대규모 단지로 이날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전 세대에 불을 켜는 점등행사를 진행했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점등행사는 입주예정자회가 주최했고 해당 아파트를 시공하는 건설사 두곳에서 각각 후원했다.
식전공연으로 가수와 DJ가 참석했고 아파트 전 세대에 불을 켜 놓은 채 밤 9시부터 10여분간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굉음의 출처가 불꽃놀이 행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은 안도했지만 한밤 중 예고도 없었던 불꽃놀이에 항의도 이어졌다.
특히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사망사고와 이재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한밤중에 폭죽을 터트리고 축하잔치를 여는 게 적절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한 쪽에서는 물난리로 초상집인데 다른 쪽에서는 불꽃놀이를 열었다"며 "예정된 행사라고 할지라도 자제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비판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미리 예고된 행사여서 갑자기 취소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이재민을 생각하면 다소 부적절했다"고 해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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