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바세' 이끄는 신인규 전 대변인
"'사람에 충성 않는' 尹-李 하모니 기대했다"
"가처분인용 가능성 '반반', 기각시 위험 선례"
"문자 노출 사태, 尹대통령 입장표명해야"
"신당 창당은 반대..국민의힘을 바꿔야"
대통령실 '박민영 스카우트'.."조급함 느껴져"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12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진행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안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한 것도 '내부 총질'이었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여권 내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 성장한 윤 대통령이 '소신파'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내부 총질'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신 전 대변인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모처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은 윤 대통령의 소신에 기대를 걸었다. 이준석과 같은 소신파로서 합을 맞추면 좋은 하모니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점'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공통점으로 꼽기도 했다.
청년 당원 중심의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를 이끌고 있는 신 전 대변인은 같은날 오전에는 서울남부지법에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인용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2502명의 시민이 이름을 올렸다. 인터뷰 진행 중에도 법원의 전화를 받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본업이 변호사인 그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가능성에 대해 "반반이다. 소송에 100%는 없다"면서도 "정치 논리와 사법적 주장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인용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에 불법적인 비대위 전환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민주정당에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며 "다음 당 대표도 언제든 흔들 수 있게 돼 당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취임 세 달 밖에 안 된 대통령의 권세를 얻어서 의원들의 입을 닫게 할 수 있는 위력을 지녔다"며 "(비대위 전환에) 저항조차 못하게 당을 일사불란하게 장악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신 전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윤 대통령의 이른바 '내부 총질 당 대표' 문자 노출 사태로 혼란이 이어졌다.
▲대통령 논리대로면,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내부 총질을 한 것이었나. 상대가 누구든 문제가 있으면 지적하는 것이 소신있는 강골 검사의 매력이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건 이 대표도 마찬가지인데, 그런 점을 '내부 총질'로 묘사한 건 잘못된 인식이다.
―향후 수습이 가능할까.
▲대통령에게 귀책이 없을 수 없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등 입장표명을 통해 결자해지 해야 한다. '잘했나, 잘못했나' 가치판단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풀린다. 그러면 이 대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대위 체제 전환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
▲당헌당규 어디에도 당 대표 해임 권한을 가진 곳이 없다. 이 대표를 비정상적으로 해임한 건데, 이준석 체제를 와해시키려는 목적이 아니고서는 비대위 전환에 납득이 안 간다. 당을 정상화하기 위한 진통과 비용이 이번 가처분 신청이라고 생각한다. 당을 향한 대응이 아프지만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더 큰 혼란이 온다며 가처분 신청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기성세대의 논리다. 특히 정미경 전 최고위원의 입장은 '억울한 건 공감하지만 참아라', '아프니까 청춘이다' 논리로 볼 수 있다. 용기 내어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지, 억울한 사람이 조용히 입닫아야 한다는 건 현재 통하지 않는 과거 방식이다.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 12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진행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안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전민경 기자
―'국바세'가 이 대표 지지 모임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준석 팬클럽'이냐는 분도 있는데 정말 너무한다. 이 대표 비전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 대표의 억울함을 풀어주려는 곳은 아니다.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누구와도 상의 없이 '국바세'를 만들게 됐다. 저도 1년간 당 대변인하며 한 두번 연락한 것 외엔 이 대표와 사적 연락을 한 적 없는 사이다. 대표가 누구였든 당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똑같이 대응했을 거다.
―이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을 연다.
▲사실 이 대표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가처분 신청하고, 당원들과 소통하는 것 외에 뭐가 있겠나. 당원 몇 명 모여 밥먹는 정도인데, 뭘 그렇게 두려워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다고 여권 지지율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접촉 시도는 피할 거라고 보나.
▲주 위원장이 이 대표에게 계속 만나자 하는 목적이 있을 텐데, 결국 당 대표 사퇴하라는 것 아닐까. 이 대표는 그게 싫어서 가처분 신청을 한 사람인데 왜 만나자는 요구를 응하겠나.
―'유승민·이준석 신당 창당설'은 어떻게 생각하나.
▲중도 확장성 때문에 3당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다당제로 섣불리 가기엔 정당정치의 체질이 잘 갖춰있지 않다. 반드시 국민의힘 안에서 국민의힘을 바꿔내면서, 양당 체제를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신당창당 논리가 나오는 건 국민의힘이 그만큼 잘못 가고 있다는 거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대통령실에서 청년대변인으로 기용했다.
▲'당정분리'라는 대원칙을 생각했을 때, 집권여당 현직 대변인이 바로 대통령실 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나오니 뭐라도 해야한다는 조급함이 느껴졌다. 앞서도 여성 장관이 없다는 지적에 여성 후보자 3명을 급히 발표했다가 역풍이 불었다.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역량 한계를 다 드러낸 후 정부에 부담만 주고 물러났다.
―박 대변인에 '배신자'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는데.
▲정치권에서 '배신'이라는 단어는 없어져야 한다. 인물이 아닌 비전과 가치를 중심으로 정파를 형성해야 하는데, 지금은 인물 계파 위주로 정치가 돌아가다보니 배신이란 말이 나온다. 박 대변인은 본인의 결단에 따른 책임을 지면서 잘 해나가면 되지, 질타할 일이 아니다.
―김성원 의원의 '수해현장 실언' 논란이 있었다.
▲말을 아끼겠다. 정치 이전에 사람으로서, 농담으로도 그러면 안 됐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