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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주 부활, 개미들 돌아왔나

[파이낸셜뉴스]
밈주 부활, 개미들 돌아왔나
밈주들이 이달 들어 폭등세를 타고 있다. 대표적인 밈주 가운데 한 곳인 미국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의 뉴욕 맨해튼 극장 앞을 지난해 1월 27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지난해 초 뉴욕 증시에 돌풍을 일으켰던 밈주들이 8월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목욕·가정용품 소매체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가 이달 폭등세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13일(이하 현지시간) 지난해 밈주 붐을 일으켰던 개미투자자들이 아직 돌아왔다고 선언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70% 가까운 폭등세
밈주 상승세는 가팔랐다.

BB&B와 AMC는 이달 들어 각각 상승폭이 최소 68%에 이르렀다.

이대로라면 BB&B는 상장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애널리스트들로부터 혹평을 받고 있는 BB&B는 이달 들어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정보를 교환하는 인터넷창 레딧의 '월스트리트벳츠' 대화방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종목으로 떠오르면서 폭등세를 탔다.

개미들이 다시 몰리고 있다는 점은 이름도 생소한 홍콩 핀텍업체 AMTD디지털의 주가 부침으로도 드러난다.

지난달 중순 뉴욕증시에 상장한 AMTD디지털의 미국 증권예탁원증서(ADR)는 이달초 1679달러까지 폭등했지만 12일에는 192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15일 기업공개(IPO)에서 주당 7.80달러로 시작한 주가가 2만% 넘게 폭등했다가 급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공모가에 비하면 25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개미들 투자 재개하나
밴다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개미 투자자들은 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하루 평균 13억5000만달러를 순투자했다. 개미들이 회수한 자금을 제외한 하루 순 투자유입액이 13억5000만달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이 사상최고를 찍었던 1월 이후 월평균치로는 최고 수준이다. 뉴욕증시는 1월초 정점을 찍은 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폭락세를 탔다.

최근 밈주 폭등세는 2020년과 지난해 수백만 미 개미투자자들이 주식, 옵션, 암호화폐에 몰두하던 당시의 투기적 흐름과 닮았다.

이전과 다른 흐름
겉보기로는 당시 열풍과 이달 밈주 폭등세가 닮아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WSJ은 전했다.

우선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개미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이전 같은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7월 들어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1년 전보다 8.5% 상승해 여전히 수십년만의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이를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으로 미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 역시 여전하다.

팬데믹 이후 봉쇄로 집에 틀어박히고, 경제충격 완화를 위한 정부 지원금으로 주머니가 넉넉했던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봇물처럼 몰렸던 지난 2년간 흐름과는 다르다.

주식시장 약세
개미투자자들이 지난해와 같은 광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또 다른 배경은 주식시장 약세다.

팬데믹 첫 해인 2020년, 그리고 지난해에는 자고 나면 주가가 올랐지만 올해에는 증시가 약세다.

6월에 바닥을 찍고 상승 중이라는 분석들이 많기는 하지만 올 전체로는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밴다리서치에 따르면 개미투자자들의 증권사 계좌를 기준으로 할 때 이들은 올들어 평균 21%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낙폭 10%의 2배가 넘는 손실이다.

개미들 꾈 낚싯밥
비록 이번 밈주 열풍이 이전만 못하다고 해도 여전히 개미투자자들을 유혹할 호재는 남아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하고 있다.

액면분할에 나서는 업체들이 많아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은 개미들을 유혹하고 있다.

아마존은 6월 6일 기존 주식을 20주로 쪼갠 새 주식 거래를 시작했고, 개미들이 지난해 열광했던 게임기 소매체인 게임스톱도 액면분할된 주식이 현재 거래되고 있다.

또 개미들이 가장 사랑하는 종목 가운데 하나인 테슬라는 4일 주주총회에서 3대1 액면분할을 결정해 조만간 추가 액면분할이 이뤄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