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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경쟁력 확보, 경영진 교체, 파업 손실보상… 대우조선 ‘3 허들’ 넘어야 [파업 끝난 대우조선의 숙제]

경영정상화 과제 산적

수주 경쟁력 확보, 경영진 교체, 파업 손실보상… 대우조선 ‘3 허들’ 넘어야 [파업 끝난 대우조선의 숙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주 경쟁력 확보를 기본으로 경영진 교체 이슈와 파업 사태에 대한 손실보상 등 세가지 허들을 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다음달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쟁력 제고방안이 담긴 외부컨설팅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매각 방향이 정해질 전망이다. 보고서가 나오기 전 경영정상화의 가닥이 잡히면 최상의 시나리오로 꼽히는 '통매각'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그 반대의 경우 방산과 상선의 분리매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우선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지난 2019년 이후 조선업계 수주가 활발하면서 업황개선이 기대됐으나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난관에 처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철강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기존 수주물량이 있다고 해도 원자재 가격으로 손해가 날 상황"이라며 "이에 계약가격을 조정하는 시도도 진행 중인 상황으로 가격조정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수주를 하고도 손해가 날 수 있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2주간 여름휴가 기간에도 파업사태로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직원 80% 이상이 정상 출근했다. 이를 통해 납기가 임박한 선박 건조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선주사에 내야 할 지체보상금 규모를 크게 줄이고 최근 선박 인도를 완료하는 등 선박 공정도 정상화됐다. 이는 향후 대우조선 매각 여부와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 "경쟁력이 약화된 측면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경쟁력 강화방안과 매각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 산업은행은 이르면 내달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지원 여부와 매각 방향 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분리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리매각 가능성은 현실성이 낮다"며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을 통한 통매각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앞서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기업결합심사에서 불허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 2019년 1월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을 인수키로 전격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EU)이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의 기업결합심사를 불허하면서 양사의 합병은 무산됐다. 한국의 조선업계 독과점에 대한 우려에 유럽이 기업결합을 반대한 것이다. 결국 합병이 무산되면서 산업은행을 통한 공적자금 투입 부담이 커졌다. 이에 매각은 다시 핵심 과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 내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 등 경영진 교체 이슈다. 박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 속에 지난달 파업 사태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다. 반면 박 사장은 최근 꾸준한 수주실적을 이어가면서 경영정상화를 진행 중이라는 평가도 있다.


대우조선 파업 사태에 대한 손실보상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파업과 관련한 손실에 대해 법무법인 실사가 진행 중이다. 파업손실금으로 추정되는 8000억원에 대해 실사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이 진행될 수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