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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에 기업 '이의제기' 신설…SNS 뒷광고 등 '소비자 기만' 철퇴"

"공정위 조사에 기업 '이의제기' 신설…SNS 뒷광고 등 '소비자 기만' 철퇴"
윤수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뉴스1


[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조사과정에서 기업들의 방어권을 강화하기 위해 조사과정(자료제출 등)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를 신설한다. 심의 이전 단계부터 공식 의견제출 기회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규제 대상이 되는 특수관계인 범위를 줄이고, 대규모 내부 거래 등에 대한 공시 주기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분야 활성화로 늘어나고 있는 SNS 뒷광고, 거짓 후기 등 소비자 기만행위도 집중 점검한다.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집행 혁신 방안' 등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공정위 업무보고다.

"공정위 조사에 기업 '이의제기' 신설…SNS 뒷광고 등 '소비자 기만' 철퇴"
기업 조사과정(자료제출 등)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 신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 조사에 기업 목소리 커진다
공정위는 공정거래 법집행 '혁신'을 목표로 투명한 절차 마련과 실효적인 피해구제를 추진한다.

우선 공정위 조사·사건처리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피조사기업에 구체적인 조사대상과 범위를 보다 명확하게 고지한다. 또 기업들이 조사과정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절차를 신설했다. 구체적인 제도의 방식과 내용은 내·외부 의견을 받아 연말까지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위원회 심의 이전단계부터 공식적인 의견제출 기회를 확대한다. 대규모 사건은 신청 시 원칙적으로 '심의속개'를 의무화하고 과징금 사건의 경우 미고발사유를 의결서에 명시하기로 했다.

대기업집단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자 불필요한 규제도 개선된다.

앞서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해 특수관계인에 포함되는 동일인(총수)의 친족 범위를 기존 혈족 6촌, 인척 4촌에서 각각 4촌, 3촌으로 축소했다. 또한 사실혼 배우자는 동일인 관련자로 명시했다. 다만 법적 안정성과 실효성을 위해 법률상 친생자 관계가 성립된 자녀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동일인 관련자로 분류된다.

기업 인수합병(M&A) 심사 제도도 개편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정위가 시정 조치를 설계했지만 앞으로는 기업이 시정 방안을 제출한 이후 협의가 이뤄지게 된다.

또한 사모펀드(PEF) 설립 및 단순 투자, 벤처기업에 대한 재무적 투자 등 경쟁 제한이 우려가 적은 M&A는 신고 면제 또는 신속 심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거짓후기, 게임아이템, 명품플랫폼 등 집중 점검
디지털 플랫폼 등 신유형 디지털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피해를 차단하고, 소비자 안전의 사각지대 해소한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분야 기만행위가 집중 점검 대상이다. 여기에는 SNS 뒷광고, 거짓 후기 등 눈속임 상술(다크 패턴) 등이 포함된다. 게임 아이템, 온라인 명품 플랫폼 등 젊은 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분야도 세심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소비자안전기본법'을 제정해 안전 사각대지 해소를 위한 신속 대응 체계 구축 등 범정부 안전 정책도 수립한다.

셀프빨래방, 골프장, 배달앱, 오픈마켓, 항공마일리지 등 생활·여가 품목의 불공정 약관을 고치고, 표준약관도 제·개정할 계획이다. 전기차, 5세대(5G) 통신 등 신기술·서비스 관련 과장·기만 광고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이번 업무보고는 현재 새정부의 공정위원장이 인선되지 않은 관계로 윤 부위원장이 진행했다.
사의 의사를 밝히고 후임자를 기다리는 현 조성욱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윤 부위원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정착을 위해서는 시장과 정부 사이에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공정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법 집행 방식과 기준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감한 규제 개혁과 시장 반칙행위 근절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혁신 노력에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도록 공정한 거래기반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