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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만든 장비로 美 우주망원경 성능 시험한다

천문연, 스피어엑스 시험장비 개발
-220도 이하 극저온 진공상태 구현
우주환경서 견딜 수 있는지 검증
NASA, 2025년 4월 발사 예정

한국이 만든 장비로 美 우주망원경 성능 시험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과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연구진이 스피어엑스 성능시험 장비를 칼텍에 설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문연구원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이 30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하는 세계 최초의 '전천 영상분광 탐사 우주망원경(스피어엑스)'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장비로 시험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번 스피어엑스 개발 참여를 통해 우주탐사장비 개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국내 모든 천문학자들이 스피어엑스를 이용해 천문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개발 참여는 한국이 유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성능시험 장비를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로 이송해 설치를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칼텍, 천문연구원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주요 장비 개발 기관을 살펴보면, JPL이 우주에서 냉각을 위한 외곽 차폐막, 칼텍이 적외선 검출기를 포함한 관측 기기, 벨 에어로스페이스가 적외선 망원경, 천문연구원이 스피어엑스의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를 각각 맡았다. 12개 기관중 국제협력기관은 천문연구원이 유일하다.

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시험 장비의 핵심은 스피어엑스에 최적화한 극저온 진공챔버다. 2019년 8월 개발에 착수해 약 3년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 이 진공챔버는 망원경이 우주환경에서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하 220도 이하의 극저온 진공상태를 만들 수 있다.

향후 스피어엑스가 만들어지면 이 챔버에 넣고 망원경이 촬영하는 사진 속에서 초점이 잘 맞춰지는지 테스트한다. 또 사진의 각 부분에서 어떤 색이 보이는지를 측정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천문연구원은 망원경을 챔버에 넣을때 필요한 보조장비와 정밀 측정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우주 전체를 보는 스피어엑스

스피어엑스는 내년부터 성능을 검증하고 2025년 4월에 우주로 쏘아올려 온 하늘을 102개의 색으로 관측해 3차원 우주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스피어엑스가 계획대로 태양동기궤도로 올라가면 약 2년 6개월 동안 우주전체를 총 네 번에 걸쳐 102개의 색깔로 촬영한다. 양유진 박사는 "각각의 색으로 촬여하는 것이어서 총 408번 촬영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우주로 나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스피어엑스, 지상에 건설중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이 상호 보완하면서 전 우주를 관측하게 된다.

천문연구원 양유진 박사는 "스피어엑스가 숲을 보는 망원경이라면 제임스 웹 망원경은 숲에 있는 나무를 보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스피어엑스가 모든 우주를 관측해 학자들이 특이한 천체를 발견하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나 거대마젤란망원경으로 더 세밀하게 관측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