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척수성근위축증 유전자 치료제인 '졸겐스마'의 첫 투여 환자 어린아이. 2022.08.17. [서울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회 투약 비용이 20여억원에 달해 국내에 도입된 가장 비싼 약인 희귀질환 치료제 '졸겐스마'가 국내에서 환자에게 투여된 첫 사례가 나왔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채종희 희귀질환센터장(임상유전체의학과·소아청소년과 교수)의 주도로 생후 24개월인 척수성근위축증(SMA) 소아 환자에게 졸겐스마가 투여됐다.
척수성근위축증은 운동 신경세포 생존에 필요한 SMN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 명당 1∼2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 매년 20명 내외의 환자가 나온다. 이 병은 진행될수록 점차 근육이 약해져 스스로 호흡을 못 하게 된다. 척수성근위축증 가운데서도 중증인 제1형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 2세 이전에 대부분 사망하거나 영구적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한다.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졸겐스마는 이러한 척수성근위축증을 1회 투여로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다. 결함이 있는 'SMN1' 유전자의 기능적 대체본을 제공해 병의 진행을 막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으나 워낙 고가인 탓에 현장에서 쓰이지 못하다가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첫 투여 환자가 나왔다.
졸겐스마의 가격은 19억8000만원이지만 건보 적용에 따라 국내 환자는 최대 598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번에 졸겐스마를 투여받은 소아 환자는 생후 6∼7개월께 척수성근위축증으로 진단받았고 다른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를 맞아왔다.
스핀라자는 2개월간 4회 투여 후 1년에 3번, 즉 4개월에 한 번씩 맞아야 하지만 졸겐스마는 '원샷 치료제'여서 한 번만 맞으면 된다. 더 이상의 치료제 투여는 필요 없으나 운동 장애 등의 증상이 개선됐는지를 장기간 추적 관찰해야 한다.
졸겐스마는 근육이 위축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투여해야만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고 최적의 시기는 생후 2주 이내다. 적기에만 투여하면 걷고 뛰는 데 장애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채 센터장은 "졸겐스마의 투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증상이 나타난 상태에서 약을 쓰면 완치의 길로 가기 어려운 만큼 이왕 고가의 약을 사용할 거라면 증상이 생기기 전에 선별 검사를 통해 환자를 찾아내고 투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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