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외형은 급성장
관건은 돈을 버는 힘...대부분 적자
금융, 통신, 편의점, 온라인 쇼핑 등
우후죽순 난립...시장 과열 지적
야후재팬의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PayPay)사용 가맹점 표시. 로이터 뉴스1
페이페이(PayPay)신규 가입시 500엔의 포인트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홍보물. 로이터 뉴스1
【도쿄=조은효 특파원】 현금결제 비중이 70%정도로 '현금왕국'으로 불려온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를 기점으로 '페이페이(PayPay), 라인페이(LINE Pay)등 스마트폰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양상이다. 통신, 금융, 편의점 업계, 온라인 판매업 등 업종을 넘나드는 각종 페이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나타나면서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이용자 수만 봐서는 폭발적 성장세라고 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돈을 버는 서비스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18일 현재 일본 내 스마트폰 간편 결제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소프트뱅크 산하의 야후 페이페이다. 페이페이의 이용자는 2018년 말 서비스 개시 3년여만인 현재 5000만명에 육박한 상태다. 일본 내 스마트폰 이용자 약 900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용등록을 했다는 것이다. 가맹점 수는 지난해 6월 말 시점 374만개소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집계해 발표한 비현금결제 비중이 여전히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 등록 후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허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말하면, 여전히 잠재적 수요가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결제 방식에 있어 현금 선호도가 높은 일본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외형은 분명 성장했다. 지난 3월 결산 기준으로, 페이페이의 매출액은 574억엔으로 전년대비 1.9배 증가했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유인책, 업계의 공격적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해 비접촉 결제를 선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마이넘버(한국의 주민등록증)이용 확대를 통한 개인정보 관리를 목적으로, 마이넘버카드를 등록한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통해 포인트 선물을 안겼다. 페이페이를 통해 부여한 포인트만 1000억엔에 이른다. 마이넘버 확대라는 행정서비스 공략과 비현금결제 시장 확대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노린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막강한 지원 뒤로, 얼마나 돈을 벌었느냐인데, 대부분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페이페이의 경우 전년도(712억엔 적자)보다는 실적이 좀 나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적자(600억엔)다.
때문에 시장 형성을 위한 투자기를 넘어, 가맹점 수수료 유료화, 증권·온라인 쇼핑 등 전후방 연계사업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골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프트뱅크 미야가와 준이치 사장은 "이용자 확보를 위해 투자를 계속하는 한편, 흑자화를 향해 이익 부분을 컨트롤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뱅크 산하 페이페이는 오는 10월, Z홀딩스를 통해 라인과 공동 경영체제로 전환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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