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태영호, "김여정의 尹대통령 원색적 비난이 오히려 관심의 반증"

태영호,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北 처음엔 거부
이후 내부 분석통해 점차 대화의 場으로 나온 이력
비록 조롱섞인 반응이지만, 오히려 관심있다는 반증 해석
태의원 "김정은 마음 흔들어 놔..오히려 초기목적 달성" 강조

[파이낸셜뉴스]
태영호, "김여정의 尹대통령 원색적 비난이 오히려 관심의 반증"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귀순 북한어민 강제북송 의혹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대북 지원방안이 담긴 '담대한 구상'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을 두고 오히려 북한이 윤 대통령 제안에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처음에 거부반을 보였지만 자체 연구후 대화의 장(場)으로 나온 적이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인도적, 경제적 지원 등을 포함한 대북 정책의 얼개가 담긴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바 있다.

■尹대통령 담대한 구상 제안에 바짝 독오른 北
이에 북한 김 부부장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각종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대북 비핵화 로드맵이 포함된 '담대한 구상'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정체된 북한 비핵화 논의의 돌파구를 뚫고자 내놓은 '담대한 구상'을 공식 제안한 지 불과 사흘만에 나온 북한의 첫 고위급 반응이다.

지난 달 '전승절' 기념행사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마찬가지로 김여정 역시 이날 담화에서 윤 대통령의 실명을 직함없이 부르며 과도한 막말을 해댔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비하발언을 했는 가 하면 '담대한 구상'에 대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조롱까지 서슴없이 일삼았다.

이에 태영호 의원은 이날 "조용하던 남북관계가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발표로 거의 매일 링위에서 치고받는 흥미로운 모습을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번에 나온 김여정의 담화문 내용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조목조목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한 거부로 일관되어 있지만,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개방 3000까지 비교하면서 비난수위를 높인 것은 ‘담대한 구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우리의 반응을 목빼들고 궁금해하기에 오늘 몇 마디 해주는 것이다’라고 운을 뗀 이 대목이 인상 깊은데 지금까지 대통령의 대북 제안에 북한의 이러한 신속한 입장 발표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태영호, "김여정의 尹대통령 원색적 비난이 오히려 관심의 반증"
[서울=뉴시스]지난 10일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태영호, "DJ 햇볕정책처럼 北 내부분석 들어간듯"
태 의원은 "어찌보면 북한의 통전부가 ‘담대한 구상’이 나온 후 본격적인 업무복귀에 들어간 듯하다"고 짚었다.

태 의원은 김여정이 담화에서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해봐야 그제서야 세상 돌아가는 리치, 사정을 읽게 되는 법’이라고 언급한 대목을 두고 어찌보면 윤석열 정부 임기 초기에는 핵 및 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지만 윤석열 정부의 동향에 따라 남북대화 재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태 의원은 특히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길들이기 작전이 시작된 것 같다"며 "김여정이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고 했는데 통상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싫으면 무시해버리면 되는 것이지 남들 앞에서 ‘난 네가 싫어’하고 공개적으로 외치는 것은 어찌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고 봤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북한은 강경하게 거부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본격적인 연구분석에 들어갔고 점차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는 게 태 의원의 설명이다.

김여정의 담화가 조롱으로 가득했지만 결국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다.

태 의원은 "김여정이 3일만에 반응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김정은의 마음을 흔들어놓음으로써 그 초기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