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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배달 대행 프로그램으로 수익금 약 1200만원을 가로챈 20대 배달기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4단독(정혜원 판사)은 지난 9일 컴퓨터 등 사용사기, 사기 혐의로 기소된 20대 김모씨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A 배달 대행 업체에서 영업 팀장으로 근무하며 수익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근무 과정에서 업체 사장 B씨가 사용하던 배달 대행 관리 프로그램의 마스터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게 됐다. 해당 계정은 가맹점 예치금 및 지사 수익금 관리가 가능했다.
김씨의 범행은 서울 성북구 소재 한 모텔에서 이뤄졌다. 모텔 내 컴퓨터에 배달 대행 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한 김씨는 사장 B씨의 마스터 계정으로 로그인 한 뒤 지사 수익금을 김씨의 배달기사 계정으로 이동시켰다. 김씨는 해당 방법으로 7회에 걸쳐 약 860만원을 취득했다. 이후 김씨는 범행이 적발돼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으나 지난 5월 또 다른 배달 대행 업체에 재취업했다. 이어 배달 대행 관리 프로그램 마스터 계정을 알아낸 뒤 동일한 방법으로 3회에 걸쳐 430만원가량을 가로챘다.
한편 김씨는 지난 4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명품 스니커즈를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린 뒤 피해자들로부터 48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범행이 적발돼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중임에도 재차 다른 배달 대행 업체에 취직해 동일한 수법으로 수익금을 편취했다"며 "피고인이 자숙하지 않고 재차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피해액이 적지 않음에도 별다른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중고 물품 거래를 통해 물품을 보내줄 것처럼 기망해 대금 명목으로 돈을 교부받아 편취한 것으로, 범행 경위 및 수법에 비추어 그 죄질이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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