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자료사진) 2014.4.6/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STX조선해양의 분식회계에 관한 허위공시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이 강덕수 전 회장과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소액주주 300여명이 STX조선해양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주주들에게 약 5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STX조선해양은 총공사 예정 원가를 과소계상하고 매출 총이익을 과대계상하는 등의 방식으로 2011년과 2012년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했다. 외부감사인이었던 삼정회계법인은 이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의 감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강 전 회장은 해당 재무제표 작성 및 사업보고서 공시 당시의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였다. 이 재무제표가 포함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는 2012년과 2013년 공시됐다. 그런데 분식회계 사실 등으로 STX조선해양이 발행한 주식은 2014년 2월 거래가 정지됐고 같은 해 4월 상장폐지 조치됐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STX조선해양의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STX조선해양의 분식회계 행위를 인정, 강 전 회장과 삼정회계법인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봤다. 강 전 회장은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다른 이사의 회계부정을 감시·감독하는 데 소홀했다는 판단이다. 회계법인이었던 삼정 역시 회계부장이나 오류가 의심됐음에도 적합한 감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보고, 주주들에게 49억여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심은 1심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분식회계의 공표 전 매각된 주식, 팔지 않은 주식이 공표 전 하락한 부분, 신주인수증권 역시 허위공시와 인과관계를 추가로 인정해, 배상액을 55억여원으로 올렸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표이사였던 강 전 회장은 회계업무를 감시·감독할 수 있는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등 회사의 회계가 부정하게 처리되는 것을 방지할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고, 삼정회계법인도 외부감사 수행 당시 의심스러운 사정이 존재했음에도 추가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않는 등 임무를 게을리 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법원은 대표이사가 감시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특정한 제도나 직위가 회사에 도입되어 있다는 사정 만으로는 인정할 수 없고, 그 제도나 지위의 내용, 실질적 운영 여부 등을 살펴 감시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즉, 이 같은 주의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는 대표이사가 증명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그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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