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옛 삼환기업의 본사 사옥인 '삼환빌딩'이 매물로 나왔다. 옛 궁궐터가 근처에 잇는 도심(CBD)권역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옛 하나다올자산운용)으로선 2013년 1350억원에 매입 후 9년 만에 엑시트(회수)다. 삼환기업은 1966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베트남 호치민에 해외지사를 설립한 곳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2018년 SM(삼라마이다스)그룹에 인수된 바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최근 주요 부동산자문사들을 대상으로 삼환빌딩 매각자문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조만간 프레젠테이션(PT)을 실시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환빌딩은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8 소재 오피스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 인근으로 운현궁, 창덕궁 사이에 있다. 삼환기업이 1980년 지하3층~지상15층 규모로 지은 후 줄곧 사옥으로 써왔다. 연면적 3만1402.52㎡ 규모다. 주요 임차인으로는 한국자산평가, 현대엔지니어링, 롯데제이티비 등이 있다.
삼환빌딩 자리는 조선시대에 임진왜란 후 훈련도감을 중심으로 중앙에 설치됐던 조선시대 다섯 개의 군사 조직(오군영) 중 하나인 금위영이 있었던 곳이다. 국왕 호위와 서울 남쪽의 수비를 담당했던 이 조직은 숙종 8년(1682년) 오군영 중 가장 늦게 만들어졌다.
조선 말기 근대화 과정에서 오군영은 와해됐고, 일제강점기에 군사 관련 관청과 국립국악원의 전신인 이왕직아악대가 차례로 들어섰다.
해방 이후엔 국립국악원이 1968년 2월에 중구 장충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이곳에 있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환빌딩은 지난 6월 기준 공실률이 24.21%로 공실률을 해소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전용율은 57.18% 수준의 건물이다. 노후도를 고려했을 때 리모델링이나 재건축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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