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의 리튬 생산 공장.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쓰촨성 전력난으로 리튬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중국산 리튬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배터리 산업도 신경을 곤두세우게 됐다. 만약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리튬 수출에 제한을 두거나 가격을 올릴 경우 한국도 물량 수급에 피해를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3일 경제매체 차이신과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쓰촨성 경제정보화청과 국가전력망이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전력제한 조치를 25일까지 연기하면서 성내 모든 리튬염 공장과 관련 재료 공장이 문을 닫았다. 리튬염은 전기차용 리튬배터리의 핵심 재료다.
쓰촨성은 중국 리튬배터리 산업의 중심지로 꼽힌다. 중국 전체 리튬염 생산량의 27.9%를 차지하고, 음극재는 11.8%, 양극재는 17%를 생산한다.
하지만 전력공급 제한으로 리튬염 생산이 급감하면서 리튬 가격은 상승했다. 차이신은 지난 22일 리튬 가격이 t당 48만5000 위안(약 9500만원)으로 전날 대비 0.6% 상승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쓰촨성에 산업용 전력에 대한 정전 조처가 시행된 이후 1.6% 올랐다.
또 리튬가격은 2021년 9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올해 3월에는 한 때 t당 50만4000위안까지 치솟았다.
핑안증권은 8월 중국 리튬염 공급량이 7월 생산량보다 약 7.5%(3800t)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리튬 공급 감소가 관측된 반사 작용으로 쓰촨성에 본사를 둔 톈치리튬과 성신리튬 등의 주가는 22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쓰촨성 리튬 생산 감소의 후폭풍은 한국 배터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산화리튬 포함) 수입액 17억4829만 달러 가운데 중국 비중은 84.4%를 차지했다. 전년도 비교해 454.1% 늘어난 수치다. 수산화리튬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2018년 64.9%에서 지난해 83.8%로 18.9%p 상승했다.
중국 성별 수출량은 쓰촨성이 38%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장시성 36%, 상하이 16%, 장쑤성 8% 등 순으로 집계됐다. 펑파이신문은 “중국은 세계 최대 수산화리튬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라며 “중국 수출 수산화리튬 95% 이상이 한국과 일본 시장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내년부터 배터리에 중국 광물과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면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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