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10월 서울 강남구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에서 열린 삼성 직무적성검사(GSAT)에 응시한 취업준비생들이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신입사원 정기 채용을 유지 중인 삼성이 이르면 다음달 초 2022년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한다.
새 정부 들어 향후 5년간 8만명을 직접 신규 채용하겠다는 대규모 고용 계획을 발표한 만큼, 반도체·바이오 등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도입한 삼성은 SK그룹이 지난해 하반기 공채를 끝으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학으로 달려간 반도체 경영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하반기 3급(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입사원 공채는 △지원서 접수 △직무적합도 평가 △직무적성검사 △종합면접 등 순으로 진행한다. 영업·경영지원 직군은 직무 에세이를 바탕으로 직무적합성 평가를 한다. 연구개발직과 기술 소프트웨어 직군은 에세이 없이 전공 이수과목과 성적을 토대로 직무적합성을 판단한다.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는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은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해오고 있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히면서 공채 규모도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의 5년간 8만명 채용 계획에 비춰보면 연평균 1만60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DS) 부문은 별도로 '고급인재'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16~24일 서울대·KAIST·연세대·성균관대·포항공대 등 5개 대학의 석·박사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테크앤드커리어(T&C)포럼'을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5시간 동안 강연과 취업 상담을 병행하는 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T&C포럼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의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채용 설명회로 주로 해외 대학에서 진행돼왔다. 국내에서 특정 대학에 주요 경영진이 대규모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럼에는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이 서울대와 성균관대, 정은승 DS 부문 최고기술경영자(CTO)가 KAIST,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이 연세대, 박용인 LSI사업부장이 포항공대를 각각 찾아 강연에 나선다.
취준생 웃고 울리는 '삼성고시'
지난 2020년 10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감독관들이 GSAT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뉴시스
필기시험인 GSAT는 삼성 3급 공채 지원자 중 서류심사 합격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수리 20문항, 추리 30문항 등 총 50문항을 1시간 동안 풀어야 한다. 수리 영역은 △응용계산 △자료해석으로 나눠지며 추리 영역은 △어휘추리 △도식추리 △도형추리 △언어추리로 구성된다.
GSAT의 시험 문제도 화제다. 5월14~15일 이틀간 진행된 상반기 공채에서는 소리를 내는 물체가 움직이거나 듣는 사람이 움직이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에 따라 소리의 주파수가 변형돼서 나타나는 현상인 '도플러 효과'에 대해 물었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색을 조합한 응용문제도 출제됐다. 수리영역에선 기업의 이윤값을 주고 제품원가를 구하는 문제도 나왔다.
수열문제와 비밀번호를 구하는 문제도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5% 소금물에 소금 40g을 넣었더니 25%의 소금물이 됐다. 이때 처음 5% 소금물의 양은 얼마인가?"와 같이 많은 수험생들을 '멘붕(멘탈 붕괴)'에 빠뜨리는 '소금물 문제'와 "개화기 조선을 침략한 국가를 순서대로 나열한 것을 고르시오"와 같은 문제는 다음날 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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