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상업용부동산 거래하는 앱 '소유'
매장 이용객이 투자…내 건물 느낌
확장보다 서비스 안정·안전이 먼저
임차인 위해 건물관리도 신경쓸 것
'관치(官治)'에 찬성하는 기업인이 있다. 그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규제로 보지 않는다.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기업인은 루센트블록 허세영 대표(사진)다.
루센트블록은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서비스하는 회사다. 소유는 상업용 부동산을 수익증권화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일반투자자는 최소 5000원부터 2000만원까지, 적격투자자는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
허 대표는 "우리 서비스도 본질은 결국 금융서비스"라면서 "투자도 받고, 대고객 서비스를 해보니까 돈이 조심스럽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낀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 가이드라인을 하나씩 맞추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소유의 1호 매물은 '다운타우너 안국점'이다. 늘 줄이 길게 늘어서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허 대표는 "건물 임대인과 임차인,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루센트블록의 철학"이라면서 "1호 건물은 그중에서도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가에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투자를 이끌기 위해 마케팅도 '오프라인'에서 '노가다'로 했다. 그는 "다운타우너는 늘 줄이 길다. 줄 선 고객들을 일일이 설득하며 소유를 알렸다"고 했다.
허 대표는 "실제 '내 건물'이란 느낌을 주기 위해 투자한 사람들에겐 상시 디스카운트를 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면서 "사업자도 흔쾌히 응했다. 이들이 바로 충성고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에겐 또 하나 정부스러운(?) 철학이 있다. '지역 균형발전'이다.
루센트블록 본사는 대전에 있다. 서울을 1년에 270번이나 왔다갔다하면서도 회사를 서울로 옮길 생각은 아직 없다. 그는 "한국에서 잘나가는 기술기업은 대부분 판교나 여의도, 테헤란로에 모여 있다. 대전이라고 안 될 이유는 없다고 봤다"고 했다.
그의 진심은 통했다. 이제 루센트블록은 대전에서 자리를 잡았다. 직원 전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자 카이스트에서 배출되는 인재를 수혈받는 '루틴'도 생겼다. 대전만의 연구개발(R&D)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그의 새로운 목표다.
루센트블록의 미래 먹거리는 '보안'이다. 허 대표는 "어떻게 금융소비자를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다. 위험관리 분야 기술개발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확장보다는 앱의 안정성, 안전성 두 요소를 모두 갖춰 서비스가 원활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관점을 이렇게 갖자 길이 보였다.
루센트블록은 건물 관리 솔루션(PMS)을 만들어 임차인 관리에 나섰다. 루센트블록은 이미 '맹그로브' 등 메이저 공유주거 브랜드에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허 대표는 "꼬마빌딩들은 관리가 중구난방인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소유 플랫폼에 올라오는 건물들도 직접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