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가평 용소계곡 남편 살인사건' 용의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사진은 인천지방검찰청 제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계곡 살인’ 사건 피해자인 이은해(31)씨의 남편 윤 모(사망 당시 39세)씨가 평소 목욕탕에서 허우적거릴 정도로 물 공포증이 있고 겁이 많았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23일 인천지법 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공범 조현수(30) 씨의 10차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 윤씨의 회사 선배와 친구 등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씨의 회사 선배 A씨는 윤씨가 “평소 겁이 많았고 목욕탕에 같이 가서 (냉탕에서) 수영 연습을 하고 물장난을 해도 허우적거렸던 기억이 있다”며 “탁구를 하더라도 스매싱을 때리면 무서워 피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지난 2017년 윤씨에게 수영을 7∼10회가량 가르친 적이 있다고 밝힌 윤씨의 회사 선배 B씨는 "(윤씨는) 물에 아예 뜨지 못했고 수영장에서 수심이 1.5m인 곳에만 가도 기겁을 했다"며 "몇 번 데리고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윤 씨의 중학교 동창인 C씨는 “1999년 함께 수영을 배우기로 하고 수영장 강습을 받으러 갔는데 (윤 씨는) 물에 뜨지 못하는 체질이었다”며 “물이 가슴 높이 정도 오는 수심 1m 20㎝인 곳에서 팔을 쓰지 못했고 입수하면 가라앉아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중학교 때 함께 목욕탕에 간 일도 있는데 탕에 담그는 것을 아예 좋아하지 않고 물 공포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윤씨가 이씨와 결혼한 뒤 안색이 급격하게 나빠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윤씨가 이사나 아내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등과 관련해 수백만 원을 급히 빌리는 일도 있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A씨는 “고인은 죽기 전에 살이 엄청나게 빠졌다”며 “결혼 후에도 얼굴이 어두웠다”고 증언했다. 윤씨의 회사 후배 D씨는 “고인의 아내가 운영하는 해외 도박사이트가 해킹을 당해서 당장 막아야 한다며 3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와 공범 조씨는 2019년 6월 30일 오후 24분경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됬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하지 못하는 윤 씨에게 구조장비 없이 다이빙을 강요하고 물에 빠져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와 조씨가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획적 범행을 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으나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씨와 조 씨의 다음 공판은 이달 26일 열릴 예정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